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금융·증권

“제3인터넷은행 구하라” 대책 엇박자

등록 2019-06-09 20:49수정 2019-06-10 10:23

금융당국, 토스·키움쪽 만나
‘재시험 모범답안 팁’까지 설명
“토스, 새 투자자 구하라” 주문도

탈락업체들 결격사유 구체화된 셈
당정은 ‘대주주 자격완화’ 추진
헛다리 대책 이어 특혜 논란 일듯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에 나섰던 토스뱅크와 키움뱅크가 전부 탈락한 뒤 금융당국이 최근 사업자들을 직접 만나 재시험을 위한 ‘모범답안 팁’을 주는 등 인가 재도전 독려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토스뱅크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자본조달을 해줄 새 투자자를 구해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3인터넷은행 무산 대책으로 여당과 정부는 ‘인터넷은행 대주주 자격 완화’ 법률 개정을 꺼내 들었는데, 정작 탈락 사유는 자본의 안정성으로 당정 대책과 ‘따로 노는’ 모양새여서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위 관계자는 “탈락한 토스뱅크와 키움뱅크 인사들을 며칠 전 만나 심사를 한 외부평가위원들이 어떤 점을 문제로 지적했는지 설명해주는 기회를 가졌다”며 “이들이 재도전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토스 자신이 아닌 말로 10조원 정도 자본력이 있는 회사라면 나홀로 주도하는 현재 지분구조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지금은 자신도 남의 돈을 투자받아야 사업을 이어가는 상황”이라며 “지분 구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 장기적·안정적 투자자를 확보하지 않고는 인가를 받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뱅크가 출범할 때 2500억원의 자본금 중 60.8%를 자신이 대고, 토스에 투자한 외국계 벤처투자사(VC)들이 또다시 토스뱅크의 나머지 지분 대부분을 책임지는 주주 구성을 짰다. 이어 2022년까지 1조2500억원 규모로 자본금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런 투자계획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데다, 벤처투자사들은 몇 년 뒤 상장에 실패하면 정해진 이자를 붙여 자금을 회수해갈 수 있다는 조건까지 붙였다. 은행업은 부채로 자본을 조달하는 게 금지돼 있는데 부채에 가까운 투자금인 셈이다. 게다가 토스 자신은 지난해 말 순손실이 445억원인데 자본총계는 1천억원 남짓으로, 지속적인 외부 투자금이 없으면 경영을 이어가기 어렵다. 결국 토스뱅크는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기로 했으나 막판에 결별한 신한금융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한 탓에 탈락한 셈이다.

키움증권과 하나금융 등이 손을 잡은 키움뱅크에 대해선 외평위원들이 사업계획을 캐물었을 때 구체적인 실현 방법을 설명하지 못하는 등 준비가 상당히 떨어졌던 문제를 금융당국이 사업자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탈락 사업자들의 결격사유가 점차 명확해지면서 앞선 당정 협의의 ‘헛다리 대책’ 논란은 물론,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인터넷은행 대주주 자격에 문제가 생긴 카카오나 케이티(KT)에 대해 정부·여당이 핑곗김에 ‘특혜’를 주려 한다는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 자격 심사는 인터넷은행 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산업자본의 ‘범죄전력 조회’에 관련된 기본 사항으로, 이번에 후보들을 탈락시킨 외평위 배점표엔 점수가 배정돼 있지도 않다. 경실련과 민변 등 시민단체들은 “대주주의 적격성은 금융회사를 소유하고자 하는 누구에게나 공통 적용되는 것”이라며 특혜 소지를 문제 삼고 있다. 실제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 등 대주주 자격 심사는 은행은 물론 보험·금융투자업·상호저축은행 등 금융업종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요건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