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일 7.72↓…3일째 내려
‘안도 랠리’ 상승 흐름과 거꾸로
“경기변동 취약 수출주도 구조 탓”
‘안도 랠리’ 상승 흐름과 거꾸로
“경기변동 취약 수출주도 구조 탓”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한 지난달 30일 이후 세계증시가 일제히 상승했지만 코스피는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며 강력 매도를 권했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하반기에도 수출 악화와 기업이익 급감으로 주가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2일 코스피는 7.72 하락한 2122.02로 장을 마쳐 사흘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의 순매수는 이어지고 있지만 매수 강도는 크게 약해졌다. 원-달러 환율도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틀새 11.3원 올라 1166원을 기록했다. 반면 홍콩 증시는 1% 넘게 올랐고 일본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날에는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미국과 유럽 증시가 대부분 상승했다.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나면서 아시아와 중남미 등 신흥국 증시(0.87%)가 선진국 증시(0.64%)보다 더 올랐다. 세계 50개 증시 가운데 전광판에 파란불이 들어온 나라는 한국과 아르헨티나, 요르단 등 5곳에 불과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현재 코스피가 우리의 예상 범위(1900~2100)를 약간 웃돌고 있어 하락 위험이 높다”며 “무역긴장이 완화되지 않으면 2000선이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해서는 한국 기술주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증시가 ‘짧은 안도 랠리’조차 못누린 이유를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 변동에 취약한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에서 찾는다. 교역 의존도가 100%를 넘는데다 수출이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에 편중돼 증시가 미-중 무역분쟁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출 감소율이 하반기에도 두자릿 수에 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올해 상반기 월평균 수출(452억6천만달러)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경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상장사들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끝없이 낮아지고 있다. 증권사 추정치를 보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9% 40.5%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연 ‘2019 하반기 증시 대전망’ 세미나에서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3.5%, 19.6% 급감하고 매출액도 16.8%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 센터장은 “올해 주가는 상승을 기대할 수 없고 바닥 통과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은 “반도체 업황 개선 시점이 예상보다 지연돼 올해 성장률은 2.2%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목 엔에이치(NH)투자증권 센터장은 “연초에 수출 반등이 포착됐으나 높은 실질금리 영향 등으로 경기 바닥 통과가 지연됐다”고 분석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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