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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인보사 사태’ 티슈진 상장 주관사 ‘실사’ 책임은 없나

등록 2019-07-14 18:50수정 2019-07-14 20:33

7개월 동안 실사한 NH·한투증권
미 본사·싱가포르 공장 검증하고도
‘장밋빛’ 보고로 기업가치 부풀려

주관사 기업실사 실효성 의문 제기
“당국 허가 받아 의심 못해” 항변에
일각선 “부실 실사 넘어 고의 의혹”
티슈진 주주들 손해배상 청구 주목
‘인보사 사태’로 코오롱티슈진이 상장된 지 1년 8개월 만에 상장폐지의 갈림길에 서면서 상장을 주관했던 증권사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주관사가 상장 적격성과 주식가치 등을 검토하는 기업실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티슈진이 기업공개를 위해 2017년 10월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상장 주관사인 엔에이치(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그해 1월부터 7개월여 동안 기업실사를 벌였다. 4월에는 티슈진의 미국 본사를 방문해 인보사 임상3상 담당자 등으로부터 제품의 원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인터뷰까지 했다. 당시 티슈진은 이미 인보사의 주요 성분 중 하나가 문제의 신장 세포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앞서 3월에 위탁생산업체인 론자가 유전학적 계통검사(STR)를 통해 신장 세포를 검출했기 때문이다. 실사팀은 론자의 싱가포르 공장도 그해 7월에 방문했다. 그런데도 주관사가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면 기업 실사가 날림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주관사가 현지 실사에서 인보사 성분이 바뀐 것을 전해 듣고도 덮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실사에 참여했던 한 담당자는 “인보사를 생산해 수익을 내야 하는 론자가 실사를 나온 우리에게 결함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려주겠느냐”고 반문했다.

티슈진 실사에는 22년 경력의 본부장을 포함해 두 주관사에서 모두 10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검증을 주도할만한 바이오·제약 분야 전문가는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티슈진에서는 연구생산을 총괄하는 최고기술 경영자, 임상개발 총괄 책임자 등 18명이 실사에 참여했다. 주관사의 실사가 이들이 제공하는 데이터와 논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관사가 실사 뒤 작성한 티슈진에 대한 평가의견은 ‘장밋빛’이었다.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물질을 개발했다”고 단정했고 상용화 경쟁력에 대해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이런 낙관적 평가는 기업가치 부풀리기로 이어졌다. 티슈진의 향후 7년(2017~2023년) 실적에 대한 주관사의 추정치는 이후 공시된 실적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물론 실적 전망은 상황 변화에 따라 빗나가기 일쑤다. 하지만 추정 시점에서 두 달밖에 남지 않은 당해 연도의 전망치마저 크게 어긋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관사는 티슈진의 2017년 매출을 735만달러로 전망했지만 실제 매출은 282만달러로 38%에 불과했다. 영업손실(1339만달러)은 추정치(715만달러)보다 90% 가까이 많게 나타났다. 이마저도 비용으로 잡지 않았던 연구개발비의 회계처리를 정정하면서 영업손실(3603만달러)은 큰 폭 불어났다.

코오롱티슈진 주주들은 기업실사 과정에서 주관사의 고의나 과실이 있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자본시장법은 주관사 평가의견에 중요사항이 누락되거나 거짓 기재가 있어 증권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배상책임을 지우고 있다. 지난 2013년 국내 증시에서 상장폐지된 중국고섬 손배소의 경우 현금자산 거짓 기재가 있어 주관사가 손해액의 25%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 티슈진 주관사 관계자는 “한·미 식의약 당국이 허가했거나 임상시험계획 평가를 승인한 상황에서 인보사 성분을 의심할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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