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코스피 지수 2000선이 무너지고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를 위협했다. 한국거래소 제공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일본의 수출규제 확대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원화 가치가 2년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피는 2000선이 무너졌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5원 급등한 1198원으로 장을 마쳤다. 2017년 1월9일(1208.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4천억원 가까운 매물을 쏟아낸 영향이 컸다. 코스피는 0.95%(19.21) 내린 1998.13으로 마감해 지난 1월3일(1993.7) 이후 7개월 만에 2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코스닥 지수도 1.05%(6.56) 내린 615.7로 마감해 2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중국산 제품 3천억달러에 추가 관세(10%)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자 뉴욕증시가 1% 안팎 급락했고 국제유가(WTI)는 7.9% 폭락했다.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는 예상치 못한 리스크여서 시장의 충격이 컸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 국가)에서 배제하는 각의(내각회의)가 이날 오전 예정돼 있었고, 밤새 트럼프 관세 발언 악재까지 추가된 상황에서 코스피는 오전 장 초반에 1990선까지 무너졌다가 오후로 가면서 낙폭을 일부 줄였다.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일찌감치 예고돼 국내 증시에 미리 반영된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하면 ‘수출부진→경제성장률 하락→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실제 적용되는 이달 말께부터 다시 시장이 출렁거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3일 민관 대책회의를 소집해 일본 수출규제로 피해가 우려되는 국내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다. 앞서 금융감독원과 금융위는 2일 오후에도 잇따라 내부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금융시장 변동성 위험과 위기대응 체계를 살폈다.
한광덕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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