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보다 0.45%p까지 덜 줘
“예금 받아봐야 돈 굴리기 어려워…”
‘가격 경쟁력’ 앞세운 마케팅 중단
“예금 받아봐야 돈 굴리기 어려워…”
‘가격 경쟁력’ 앞세운 마케팅 중단
인터넷전문은행의 대표 예금상품의 금리가 최근 주요 시중은행 경쟁상품들보다 낮아졌다. 인터넷은행들이 초기 성장 과정에서 앱 편리성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주요 수단으로 영업해왔으나 달라진 모습이다.
13일 인터넷은행들의 금리 자료를 보면, 카카오뱅크는 대표 정기예금으로 별다른 우대요건을 요구하지 않는 만기 1년 상품의 금리가 현재 연 1.6%다. 연초만 해도 연 2.5% 금리를 제공했으나, 올해만 0.15~0.2%포인트씩 5차례나 금리를 내렸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두 차례 0.5%포인트 내려가는 동안 인하폭이 0.9%포인트로 두배 가까이 된다. 앞서 지난해 11월30일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을 때는 이튿날 해당 예금상품의 금리를 0.3%포인트 올렸으나, 이는 석달 정도만 유지됐다.
케이뱅크는 금리를 더 많이 내려서 별다른 우대요건을 요구하지 않는 1년 만기 코드케이정기예금이 연 1.45%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 상품은 올 초만 해도 연 2.55%였으나, 그간 6차례 금리를 내려서 1.1%포인트가 내려왔다.
인터넷은행들이 주요 시중은행들보다 금리가 대체로 낮아진 것은 10월 이후다. 시중은행들도 비대면 전용 대표 예금상품들은 인터넷은행과 마찬가지로 까다로운 우대요건을 요구하지 않는데, 4대 은행은 현재 연 1.55~1.9% 금리를 제공한다. 연 1.45~1.6% 금리를 주는 인터넷은행보다 최대 0.45%포인트나 금리를 더 주는 것으로, 케이비(KEB)하나은행만 빼곤 전부가 인터넷은행보다 금리가 높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은 자본금 부족 문제나 가계대출 영업·규제 상황 등으로 대출 속도 조절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예금을 많이 받아봐야 돈을 굴리기 어려운 터라 일찌감치 한은 기준금리 인하를 예금금리에 반영해서 예금이 쏠리지 않도록 가격에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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