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차기회장 조용병·위성호 등 5명 후보군 확정…금감원 ‘법적리스크’ 우려 전달

조용병 회장 채용비리 선고 임박
당국 법적리스크 우려 전달한 당일
회추위 쇼트리스트 5명 확정해 발표

조 회장 외 위성호·진옥동 전·현 행장
임영진 카드사장, 민정기 전 자산운용사장
13일 최종면접 뒤 추천후보 발표할 듯

신한금융지주 차기회장 후보를 가려 뽑는 이사회 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조용병 현 회장과 위성호·진옥동 전·현 신한은행장 등 5명을 면접대상인 최종후보군(쇼트리스트)으로 4일 확정했다. 당일 금융감독원은 회추위 쪽에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조 회장의 연임 가능성과 관련한 ‘법적 리스크’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

신한금융은 이날 회추위가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 면접대상자로 조 회장과 함께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 임영진 현 신한카드 사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민정기 전 신한비엔피(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오는 13일 각 후보에 대한 최종면접 등을 거쳐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전례를 봤을 때 13일 면접을 마친 뒤 같은날 최종 추천 후보를 발표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최종면접 이전에 회추위는 쇼트리스트에 들어간 후보들이 모두 면접에 응할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지난 2017년 1월 조용병 회장이 처음 지주회장 후보로 확정될 때는 경쟁자였던 위성호 당시 신한카드 사장이 면접 도중에 후보사퇴 의사를 밝혔다. 또 한동우 전 지주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던 2013년 말 회추위 때는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이 공정성에 반발해 최종면접을 거부한 적도 있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이만우 이사 등 회추위 구성원인 사외이사 세명과 면담한 자리에서 신한지주 지배구조와 관련된 법적 리스크가 그룹의 경영 안정성과 신인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성일 금감원 전략감독 부원장보는 “법적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해 의사결정과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등 주주와 고객을 대신해 금융회사의 경영을 감독하는 사외이사로서의 책무를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며 “그 이상의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관치금융 논란을 의식해 “이런 의견 전달은 당연한 소임이며, 후보 선정 등 지배구조는 전적으로 금융회사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므로 이사회가 심사숙고해 판단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연임 여부를 주목받는 조 회장이 신한은행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돼, 1심 선고가 내년 1월께 나올 예정인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월에도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던 함영주 전 케이이비(KEB)하나은행장의 3연임이 거론될 때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을 만나 경영진의 ‘법적 리스크’ 우려를 전달했고, 함 전 행장은 직후에 연임을 포기했다.

정세라 박수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