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차기회장 후보를 뽑는 이사회 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조용병 현 회장과 위성호·진옥동 전·현 신한은행장 등 5명을 면접대상인 최종후보군(쇼트리스트)으로 4일 확정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이날 회추위 쪽에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조용병 회장이 연임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신한금융은 이날 회추위가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 면접대상자로 조 회장과 함께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 임영진 현 신한카드 사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민정기 전 신한비엔피(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오는 13일 이들을 상대로 최종면접 등을 거쳐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전례를 봤을 때 13일 면접을 마친 뒤 같은 날 최종 추천 후보를 발표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이만우 이사 등 회추위 구성원인 사외이사 3명과 면담한 자리에서 신한지주 지배구조와 관련된 법적 리스크가 그룹의 경영 안정성과 신인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연임 여부를 주목받는 조 회장이 신한은행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돼, 1심 선고가 내년 1월께 나올 예정인 데 따른 것이다. 최성일 금감원 전략감독 부원장보는 “법적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해 의사결정과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등 주주와 고객을 대신해 금융회사의 경영을 감독하는 사외이사로서의 책무를 다해달라고 당부했다”며 “그 이상의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런 의견 전달은 당연한 소임이며, 후보 선정 등 지배구조는 전적으로 금융회사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므로 이사회가 심사숙고해 판단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월에도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던 함영주 전 케이이비(KEB)하나은행장의 3연임이 거론될 때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을 만나 경영진의 ‘법적 리스크’ 우려를 전달했고, 함 전 행장은 직후에 연임을 포기했다.
정세라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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