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기초연금 등 공적연금과 주택연금을 둘다 받는 노인층은 공적연금보다는 주택연금이 오를 때 훨씬 더 돈 씀씀이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해서 벌어들이는 근로소득에 대한 소비성향이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주택연금의 국민 경제적 효과분석’를 보면, 주택연금의 한계소비성향은 0.96으로 공적연금(0.76)보다 소비 기여도가 0.2포인트 높았다. 한계소비성향이란 추가로 늘어나는 소득 중 저축과 투자 등에 사용되지 않고 소비되는 금액을 최대치 1을 기준으로 표현한 비율이다. 예컨대 주택연금 100만원과 국민연금 50만원을 받는 은퇴 가구가 주택연금 월수령액이 10만원 늘어나면 9만6천원을 소비에 쓰지만, 공적연금이 10만원 늘어난 경우엔 7만6천원만 소비한다는 것이다. 또 주택연금이 없는 55살 이상 일반가구가 근로사업소득으로 벌어들이는 돈에 대한 한계소비성향은 0.61에 불과했다. 백인걸 주택금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자기 집에서 나오는 주택연금은 미래소득 흐름에 대한 심리적 불확실성을 덜어줘 더 많은 소비로 이어지게 하는 효과가 있고, 주택연금의 존재 자체가 공적연금 등 다른 소득원에 대한 소비도 촉진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2016~2018년 주택연금 이용가구 2~3년차 3천가구를 설문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했다. 연령대가 고령화됨에 따라 소비성향이 달라질 수 있기에 그런 변수들을 제거하는 기법을 사용하고 소득원천이 어떤 연금이냐, 혹은 근로소득이냐에 따라 한계소비성향을 측정한 결과다.
이번 조사 대상 주택연금 이용자는 주택연금의 소득대체율이 70%로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 31%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적 모습은 나이 74살, 공적연금 월 수령액 44만원, 주택연금에 가입한 주택가격 2억9천만원에 주택연금 월 수령액은 96만원으로 집계됐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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