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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4대 금융지주, 1분기 실적 선방 살펴보니…

등록 2020-05-04 19:12수정 2020-05-05 02:03

KB·신한·우리·하나, 추정치 웃돌아
대손충당금 10%만 늘린 영향 분석
미국·유럽 은행은 350%, 269% 늘린 것과 대조적
금융당국 ‘유연한 대응’ 지도 한몫
서울 한 시중은행의 코로나19 피해 상담 창구.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 한 시중은행의 코로나19 피해 상담 창구. 한겨레 자료사진

4대 금융지주회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는 미래 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각 금융그룹의 1분기 실적 발표 자료를 보면, 케이비(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2조83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감소에 그쳤다. 애초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실적이 더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증권사들의 추정치를 웃돌았다. 이는 이익 감소폭이 적은 영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낮은 대손충당금 적립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4대 지주사의 1분기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67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손충당금은 금융기관이 대출금 등 빌려준 돈의 일부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계정이다. 앞으로 경기침체로 부실화되는 채권이 많아진다고 가정하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 손실 흡수 능력을 높여 놓아야 한다.

국내 금융사들의 행보는 제이피모건과 에이치에스비시(HSBC) 등 미국·유럽 대형은행들이 1분기에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한 것과 대조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 4일치 보도를 보면, 미국 은행들의 충당금 적립액은 전년 동기보다 350% 증가했으며, 유럽은행들도 269%나 늘었다. 미국과 유럽 은행들의 충당금 적립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이는 은행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심각한 경기침체에 대비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지 않은 데는 금융당국의 지도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대출채권 등 금융상품의 손상 금액을 추정할 때, 전례 없는 정부의 다양한 지원조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연하게 할 것을 권고했다.

일부에서는 금융지주 자회사 중에 담보대출 위주인 은행과 달리 카드와 캐피털사는 상대적으로 부실 증가 우려가 커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카드와 신한카드의 경우, 1분기 충당금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1%, 3% 증가에 그쳤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실물경제 지원을 위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을 완화해주면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쇄적인 사모펀드 환매 중단에 이어 코로나 충격 이후 중소기업의 원리금 상환 유예 확대 등 향후 손실 발생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손익 증대보다 충당금 적립을 통해 손실 흡수 능력을 확대하고 충분한 여유자본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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