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올 들어 국내 상장주식은 3개월째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으나, 상장채권은 4개월째 순투자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11일 ‘4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 자료에서 외국인들이 지난달 상장주식 5조393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에 상장채권은 7조3830억 순투자했다고 밝혔다.
상장주식의 경우 외국인은 올해 2월 순매도(3조2천억원)로 전환한 이후 4월까지 순매도를 유지했다. 3개월간 순매도 규모는 22조680억원어치에 이른다. 외국인의 한국 주식 보유액은 4월말 기준 505조원으로 시가총액의 31.5%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판 것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주식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상장채권의 경우에는 올해 1월 순투자(4조6천억원)로 전환한 이후 4월까지 순투자를 지속했다. 4개월간 순투자 규모는 16조1570억원에 이른다. 이중 국채가 12조5천억원으로 78%, 특수채가 3600억원으로 22%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상장채권 보유 규모는 4월말 기준으로 140조5천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상장채권 잔액의 7.3%를 차지하는 것이다.
외국인이 국채와 특수채에 4개월째 순투자한 것은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과 같은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양호하고, 금리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채권을 매수하는 외국인은 주로 국부펀드나 중앙은행 등의 공공자금”이라며 “이들은 경제 펀더멘털과 신용등급을 중요시하는데, 한국 국채는 신용등급이 상당히 높은 반면 금리는 주요국 채권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가진 채무의 건전성은 규모와 증가 속도, 현금흐름, 상환능력 등을 고려할 때 안정도가 높다”며 “정부 부채 증가에 따라 외국인 채권자금이 이탈할 것이란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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