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6일 오후 2시 50분경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도 국내 금융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17일 코스피는 0.14%(3.0) 오른 2141.05로 마감했다. 일부 방위산업주와 경협 관련주의 장중 등락폭이 컸던 점을 제외하면 반응이 제한적이었다. 외국인이 하룻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며 520억원어치의 코스피 주식을 내다팔았지만 최근 수천억원대의 순매도 물량에 견주면 규모가 크지 않았다. 코스닥지수도 0.02 오른 735.40으로 마감해 변동이 거의 없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달러당 6.7원 오른 1213.9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대외 건전성 지표에도 영향을 주지 못했다. 간밤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가산금리(5년물 기준)는 27bp(1bp=0.01%포인트)로 전날보다 되레 2bp 하락했다. 지난 5월 평균 외평채 시디에스는 32bp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북한 관련 이슈가 당장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는 사안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기업의 실적 등 기초여건(펀더멘털)과 관련성이 없고 무엇보다 과거 북한의 여러 차례 도발에 따른 학습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는 코로나19 확산 추세와 이에 대응하는 부양책의 강도로, 북한 이슈 자체가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제 당국도 연락사무소 폭파에 따른 시장과 신인도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국제금융시장과 투자은행(IB) 및 해외투자자 반응 등 동향을 점검한 결과, 한국물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이날 윤면식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고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원화가 소폭 약세를 보였지만, 시디에스 가산금리가 축소되는 등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했다. 한은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더해 향후 북한 리스크의 전개 양상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시장상황을 면밀하게 감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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