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8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다 감안해서 기관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이 깨지면 국유화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미리 섣불리 ‘이쪽으로 간다, 저쪽으로 간다’ 예단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정한 방향을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정부 고위관계자가 아시아나항공의 국유화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선 이날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날보다 735원(20.65%) 폭등한 4295원에 마감했으며, 계열사인 아시아나IDT는 가격제한폭(29.68%)까지 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계열사 에어부산도 각각 8.04%, 15.50%올랐다.
마침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재실사를 요구하고, 이에 대해 채권단이 현대산업개발의 인수 의지에 의구심을 나타내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되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하는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8천억원을 출자전환해 최대주주로 오르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손 부위원장의 발언은 현재 인수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인 만큼 관계기관간 협의가 긴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취지의 발언”이라며 특정 방향성을 전제로 한 발언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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