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9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이 무산될 경우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거래가 성사되지 않으면 대안이 있느냐’는 오기형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의에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 의지가 없다면 다른 것도 검토해야 하지 않느냐고 해서 아시아나항공과 채권단이 (인수 성사가) 안 되는 것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 무산 후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아시아나항공 지원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딜이 안돼 아시아나항공이 신청하면 자격 요건에는 해당된다”며 “결정은 (기금) 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매각 협상이 무산돼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경우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은 위원장은 또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총자산의 8% 이상(시장가격 기준) 가지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삼성생명의 총 자산 중 주식 보유가 14%에 달한다. 다른 보험사는 0.7% 수준으로 삼성생명은 보유한 주식에 충격이 오면 다른 보험사보다 20배 이상의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보험업법 개정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자기자산을 한 회사에 ‘몰빵’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규정이 원가가 맞느냐, 시가가 맞느냐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는 시가로 계산해 위험성을 파악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보유한 특정 회사의 주식이 총자산의 3%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기준은 ‘취득원가’로 산정하게 돼 있다. 국회에는 이를 시장가격으로 바꾸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에 발의돼 있는데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금융위도 찬성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모펀드를 고객에게 불완전판매한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에 대한 질타도 나왔다. 김한정 의원은 “5대 시중은행이 사모펀드 70조원을 팔고 수수료만 3000억 여원을 챙겼다. 마트에서 판매한 사과가 썩은 사과였다면 마트 총회장이 나와 사죄했을 일인데 이번 사태에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판매 금융회사의 부도덕함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라임 무역금융펀드 손실에 대해 판매사에 100% 배상 권고를 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은 점을 거론하면서 “판매사들이 이런 식으로 피해를 경시한다면 금융산업의 신뢰를 훼손할 것이다. (배상안을) 적극 수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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