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들의 올해 이자이익은 40조원을 넘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5일 ‘2021년 경제·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서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올해 40조5천억원으로 지난해(40조7천억원)와 비슷할 것이며, 내년에는 42조6천억원으로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 이자이익은 올해 상반기에는 20조3천억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20조4천억원)와 비슷했다.
연구원은 “시중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축소되고 있으나 대출수요가 급증해 올해 이자이익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은 올해 전체적으로 1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연구원은 예상했다. 올해 상반기 대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10.1% 증가한 바 있다.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기업의 경영실적 개선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대출지원만 지속될 경우 기업대출의 신용리스크와 장기적인 대손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했다. 연구원은 내년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이런 대손 발생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부동산과 주식 등 부풀려진 자산가격의 정상화 가능성,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만료 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 부실화 정도, 코로나19 지원 축소에 따른 가계건전성 악화 등 가늠하기 어려운 리스크 요인이 산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특히 “올해 대손비용이 코로나19로 인한 잠재 부실을 충분하게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내년에도 올해와 유사하거나 더 큰 규모의 대손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자산건전성이 다소 악화되는 기본시나리오에서 내년 대손 전입액은 약 8조원, 자산건전성이 단기간 매우 악화되는 심각 시나리오에서는 약 11조2천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대손 비용은 3조5천억원이었으며, 올해 하반기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내년 주요 경영과제로 대출자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95.9%)이나 명목 GDP와 은행 대출금 증가율 간의 괴리 등을 감안할 때 자산버블이 상당기간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대출자산 증가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올해 -1.2%의 역성장을 기록한 뒤 내년에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 연간 2.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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