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지난달 가계대출이 또다시 대폭 증가하자 주요 은행들에 대해 가계대출 관리를 제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지난 4일 부원장보 주재로 시중은행 가계대출 담당 임원(부행장급)들과 ‘가계대출 관리 동향 및 점검’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이 다시 급증한 사실을 지적하며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지난 11월30일부터 시행된 가계대출 관리방안의 실제 이행 여부와 관련해 은행별로 편차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관리 계획 대비 많이 늘어난 은행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은행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계획 대비 많이 증가한 은행들에 대해 관리를 제대로 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2개 은행의 이행 실적이 미진하다고 보고, 개별적으로 행장 또는 부행장 면담도 요구한 상태다.
이런 금융당국의 압박에 일부 은행들은 가계대출 추가 규제를 서두르고 있다. 케이비(KB)국민은행은 9일부터 연말까지 대출상담사를 통한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출상담사는 카드 모집인과 비슷하게 은행 외부에서 대출 상담창구 역할을 하며 은행과 대출자를 연결해준다. 케이비국민은행 관계자는 “대출상담사는 주로 집단대출 위주로 모집을 한다”며 “그러나 은행 영업점의 대출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11일부터 중단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3월부터 판매된 이 상품의 올해 대출한도가 3조3천억원이었는데, 12월에 소진돼 판매를 조기 종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조만간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에 대한 대출한도를 더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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