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상거래와 반대매매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지난 15일 장중 등락폭이 104포인트에 달했다. 한국거래소 제공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상으로 주식을 산 미수금과 이를 갚지 못해 주식이 매도된 반대매매 규모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18일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주식매수 미수금은 14일 기준 5602억원으로 2007년 4월30일(6104억원) 이후 13년 8개월만에 가장 많았다. 미수금을 갚지 못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팔아치우는 반대매매는 387억원으로 2008년 10월27일(429억원) 이후 12년 2개월만에 최대다.
증권사들은 고객이 주식 사자주문을 낼 때 매수대금의 20~40%(증거금율)에 해당하는 현금만 있으면 나머지는 결제일인 2거래일 안에 내도록 하고 있다. 주식매수 주문이 체결됐는데도 나머지 60~80%의 대금이 계좌에 현금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증권사는 고객 의사와 상관없이 3거래일이 되는 날 장 시작 동시호가에 해당 주식을 매도해 부족한 결제대금을 채운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180일 안에 갚으면 되는 신용융자와는 다르다.
미수금과 반대매매는 올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미수금은 지난 5일(2769억원)과 견줘 2배로 늘었다. 반대매매는 같은 기간 2.4배로 불어났다. 이에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의 비중은 지난해말 2.3%에서 7%로 크게 높아졌다.
증권사들은 주가 급등락을 이용하는 단타매매를 미수금 증가 원인으로 보고 있다. 단기 차익을 노려 매수에 나섰지만 주가가 밀리면서 매도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코스피는 3천선을 돌파한 이후 장중 변동폭이 급격히 확대됐다. 3150선을 넘어선 지난 8일에 장중 고점과 저점의 격차는 121을 기록했고 장중 3260을 넘어섰던 11일에는 170을 넘었다. 12일과 15일에도 100이 넘는 등 급등락 장세가 지속돼 반대매매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증권사에서 대출을 중단해 미수로 주식을 산 고객이 변제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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