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자들은 올해 투자계획과 관련해 부동산보다 주식 등 금융자산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와 1억~10억원인 ‘대중 부유층’ 등 모두 2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현재 자산 구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응답자가 절반을 넘은 가운데 자산을 변경할 경우 부동산(부자 8%, 부유층 11%)보다 금융자산(부자 18%, 부유층 19%) 비중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훨씬 많았다. 부자들 중 부동산 비중을 늘리겠다는 응답 8%는 지난 5년간 조사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부동산 자산만 50억원 이상 보유한 고액자산가의 29%는 부동산 비중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부자들의 총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53%로 조사됐다.
부자들 중 부동산을 살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지난해 43%에서 올해 56%로 높아졌지만, 팔지 않겠다는 응답도 51%에서 56%로 늘었다. 부동산 자산이 많을수록 매각보다 증여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과 세 부담 증가 등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부자들의 가구 연소득은 2억원 이상이 46%로 가장 많았고, 이들의 소득은 사업소득(34%), 근로소득(33%) 재산소득(21%)으로 구성됐다.
부자와 대중 부유층이 올해 투자할 금융상품으로는 단기금융상품, 지수연계상품, 정기예금, 주식 직접투자, 외화자산 차례로 나타났다. 부자들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주식 직접투자(12%→36%) 선호도가 급격히 상승해 주식형 펀드(14%→21%)를 앞질렀다. 외화자산은 외화예금보다 해외주식 투자 선호가 높았다.
지난해 부자들은 안전자산인 현금·예금과 위험자산인 주식의 비중을 동시에 늘렸다. 반면 펀드·신탁 비중은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영향으로 감소했다. 부자들 중 절반은 코로나19 이후 주식 비중을 늘렸다. 금융자산에서 10% 넘는 수익을 낸 부자와 대중 부유층은 주식 직접투자(49%)와 주식형펀드(13%) 덕분이었다고 응답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