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여의도 엔에이치(NH)투자증권 본점 영업부에서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 엔에이치투자증권 제공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공모주 청약 마지막 날인 10일에도 청약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청약자 폭주로 균등 배정 물량조차 받지 못하는 청약자가 많이 나타나게 됐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공개(IPO) 업무를 맡은 6개 주관 증권사에 몰려든 청약 증거금은 52조8394억원에 이르렀다고 대표 주관사인 엔에이치투자증권이 밝혔다. 지난해 공모주 열풍을 일으킨 에스케이바이오팜의 증거금(30조9899억원) 기록은 오전에 이미 넘어섰고, 역대 증거금 1·2위인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나 빅히트(58조4237억원) 수준에 근접했다. 평균 경쟁률은 278.53대 1에 이르렀다. 오후 4시 마감 뒤 공개될 최종 경쟁률과 증거금은 이보다 훨씬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청약 경쟁률이 높아 올해 새로 도입된 균등 배정 방식에 따르더라도 1주도 배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대거 생겨나게 됐다. 균등 배정 물량보다 청약 계좌 수가 많을 경우 추첨을 통해 배정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청약 첫날인 9일 결과만으로 청약 계좌 수가 균등 배정물량을 넘어섰다. 균등 배정물량은 14만3438주인데, 9일 청약 계좌 수가 이보다 많은 22만57건을 기록했다. 청약 계좌 전체에 1주씩 배분할 수 없는 실정이다. 삼성증권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청약 계좌 수가 36만6946건에 이른다. 2~3명 중 1명은 1주도 받을 수 없게 된 셈이다. 하나금융투자의 균등 배정물량은 14만3438주인데 청약 계좌 수가 19만9685건으로 수량을 훨씬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추첨 방식이 적용된다.
물량이 가장 많은 엔에이치(NH)투자증권의 경우 균등 배정 물량은 106만1438주인데 이날 2시 현재 청약 계좌 수가 59만67164건에 이르렀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65만9813주 균등 배정물량에 모두 50만345건이 청약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균등 배정물량은 63만1125주, 청약 계좌 수는 43만8174건에 이른다. 에스케이증권의 경우 균등 배정물량 22만9500주에 청약 계좌 수는 10만9032건이다.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에 청약자가 대거 몰린 것은 증시 주변자금을 비롯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기업 자체의 가치도 높게 평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에스케이케미칼에서 분사한 백신 전문 기업으로 코로나19 국면에서 크게 부각돼 증권가 안팎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국내에 도입되는 코로나 백신 유통 기업으로 일반인들에게 이름을 많이 알렸다. 2019년 기준 매출액 1839억원, 영업이익 228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뒤 주가 흐름은 미지수다. 공모가가 희망가 상단(6만5천원)으로 결정됐다는 것은 투자 매력도를 보여주는 것인 동시에 이미 그만큼 주가가 많이 올라 있다는 뜻도 된다. 공모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된 2월 신규 상장 종목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1월 신규 상장 5개사 중 2개사의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 이상이었던 견줘 2월엔 상단을 넘은 사례가 10개사 중 8개사에 이르렀다. 신규 상장 직후 주가 흐름은 반대였다. 1월 5개사 중 4개 기업이 확정 공모가의 2배에 이르는 시초가를 형성하고 그중 2개 기업이 첫 거래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2월엔 10개사 중 시초 가격이 공모가의 2배였던 곳은 5개, 첫 거래일 상한가 기록은 2개사였다. 증시 전반이 2월에 약세였다는 점과 함께 공모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를 받은 대목이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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