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사태에서 자산운용사들의 부실 은폐 수단으로 악용됐던 펀드간 돌려막기(자전거래)와 사모펀드의 손실 규모를 키우는데 일조했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등에 대한 관리·감독이 대폭 강화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정례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포함된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의결하고, 1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난해 4월 발표한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안의 후속 조처다.
지금까지는 사모펀드의 펀드 편입자산 중에 시장가격이 없는 자산은 자산운용사가 자체적으로 평가해왔다. 이에 따라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자건거래(펀드재산간 거래)를 통해 특정 펀드의 부실을 다른 펀드에 전가하는 등 부실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위는 이번 개정안에서 자전거래를 위한 비시장성 자산 평가방식을 제한하고 월별 자전거래 한도를 설정했다. 자전거래 시, 신뢰할 만한 시가가 없는 모든 자산에 대해 제3의 독립기관(회계법인·신용평가사 등)이 평가한 공정가액으로 거래하도록 의무화했다. 월별 자전거래 규모는 자전거래 펀드의 직전 3개월 평균 수탁고의 20% 이내로 제한했다. 다만, 자전거래 대상펀드 투자자 전원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는 예외로 인정한다.
금융위는 총수익스와프 계약 등을 통한 차입 투자에도 제약을 두기로 했다. 총수익스와프는 운용사가 펀드 자금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렇게 하면 시장이 좋을 때는 수익률을 높이는 지렛대 효과가 발생하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지금까지 사모펀드는 총수익스와프 계약을 통해 레버리지 400% 한도 내에서 차입이 가능했다. 그러나 레버리지 산정방식상 실제 발생한 레버리지가 과소 반영되는 문제가 있었다. 거래 종료 후 거래상대방인 증권사에 지급해야 할 금액(기초자산 평가손실)만 반영하고, 증권사로부터의 자금차입(TRS 기초자산 취득) 효과는 반영이 안됐다. 앞으로는 레버리지 한도 계산 시, TRS 평가손익뿐만 아니라 TRS 거래를 통해 취득한 기초자산의 취득가액도 반영한다.
예컨대, 펀드가 TRS 거래를 통해 A주식 100만원을 취득한 뒤 가격이 90만원으로 하락했을 경우, 취득자산 가치는 100만원, 거래종료 후 평가손익은 -10만원이다. 이때 레버리지 반영액은 지금 방식으로는 10만원이지만, 앞으로는 110만원(100만원+10만원)으로 바뀌게 된다. 거래종료 후 평가손익이 양(+)의 값인 경우엔 레버리지에 반영하지 않는다. A주식 가격이 110만원으로 오를 경우 취득자산 가치는 100만원, 거래종료 후 평가손익은 0원이다. 레버리지 반영액은 지금 방식으로는 0원이지만, 앞으로는 100만원(100만원+0원)으로 바뀐다.
또한 투자 설명자료를 위반한 펀드운용 행위가 금지된다. 지금까지도 사모펀드 판매 시 판매사는 설명의무 이행을 위해 투자설명자료를 교부해야 했다. 다만, 설명자료 미교부는 판매사의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율되지만, 설명자료와 다르게 펀드가 운용되더라도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율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개정안은 투자자에게 제공된 설명서를 위반한 사모펀드 운용을 운용사의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정했다. 위반 시에는 기관 및 임직원을 제재하고,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할 수 있다.
아울러 사모펀드 운용위험 등에 관한 관리·감독도 강화한다. 현재까지 사모펀드는 펀드운용 현황 전반을 보고하는 공모펀드와 달리, 레버리지 현황(파생상품 매매, 채무보증·담보제공, 금전차입)에 대해서만 감독당국에 보고해왔다. 앞으로는 펀드 구조, 투자대상자산, 비시장성 자산 투자, 펀드간 투자, 유동성 리스크, 수익률 등의 현황과 관련 운용위험·관리방안도 감독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다만 이 조항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제출하는 영업보고서부터 적용한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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