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은행들이 올해 국내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대출 금리도 전반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국내 4대 금융지주(국민·신한·하나·우리)의 사업보고서를 종합해 보면, 올해 국내 은행 대출은 가계보다는 기업 위주로 늘어나고 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지주는 사업보고서에서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강화로 가계대출 증가율이 둔화하겠지만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정책자금 중심으로 기업대출 증가세가 이어져 이자이익이 소폭 증가할 것”이라며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시장 금리의 반등과 대출 금리의 리프라이싱(가격 변동) 영향으로 소폭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금융도 “금융당국의 고강도 주택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가계대출 자산의 성장이 제약될 것”이라며 “국내외 실물경제 회복과 국고채 발행 물량 부담 등도 금리 상승 요인”이라고 밝혔다. 가계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지겠지만, 금리 상승으로 은행 수익성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지주는 기업 부실화가 당장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게 봤다. 케이비(KB)금융은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 유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대출 부실이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하나금융은 “코로나19 관련 대출 만기 및 이자 납입 유예 조치가 재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증권, 자산운용 등 금융투자업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참여에 적극적이고 기업들도 비상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나 주식 발행을 늘리다 보니 이를 중개하거나 대행하는 증권사의 수익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자본력을 토대로 시장 지배력을 크게 키우는 상황이어서 중소형 증권사와 이익 격차가 커질 전망이다. 자산운용업도 개인들의 펀드 투자는 줄었지만 연기금 등 기관 투자는 점차 느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개인의 펀드 판매 잔고 비중은 지난해 1월 17.7%에서 올 1월 14.9%로 줄었지만 기관 비중은 64.1%에서 65.7%로 늘었다.
반면 신용카드사와 캐피탈사에 대한 전망은 어두웠다. 카드 결제 규모는 내수 침체 탓에 좀처럼 커지지 않고, 카드론은 대출 총량 규제와 부실 위험 등으로 무작정 늘릴 수 없어서다. 캐피탈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자동차 판매량이 늘면서 자동차 금융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그만큼 신용카드사 등 새롭게 뛰어드는 경쟁자들도 많아져 운용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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