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동차사고 경상환자 수가 줄었으나, 경상환자 1인당 보험금은 오히려 1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31일 내놓은 ‘2020년 자동차보험 사업실적’ 자료를 보면, 지난해 경상환자 수는 159만명으로 전년보다 6.8% 감소했으나, 1인당 보험금은 183만원으로 12.1% 증가했다. 통상 자동차사고 상해등급 중 12~14등급 환자가 경상환자로 분류된다. 반면에 지난해 중상환자 수는 11만명, 1인당 보험금은 1424만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4.1%, 2.6%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사고율(전체 차량에서 사고 차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15.5%로 전년(17.8%)보다 2.3%포인트나 감소했다. 사고율도 줄고 경상환자 수도 줄었으나 정작 경상환자 보험금은 증가하는 역설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의료비 중 한방의료비가 급증한 것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자동차사고 보험금 중 의료비는 전년보다 12.1% 증가했는데, 양방의료비는 소폭 감소한 반면에 한방의료비는 크게 증가했다. 양방의료비는 7968억원으로 0.6% 감소했고, 한방의료비는 8849억원으로 26.7%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상환자들에 대한 한약 처방과 도수 치료 등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손해보험사 12개사의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102.2%로 전년보다 8.5%포인트 하락했다. 자동차사고율 감소 영향이다. 합산비율은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중에서 지급보험금 등 발생손해액과 보험사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이에 따라 영업손익은 2019년 1조6445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3799억원 적자로 개선됐다.
금감원은 “
경상환자 치료비 보상방식을 조정하고 진단서 추가 제출 의무 부여 등의 보험금 누수 방지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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