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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한국씨티은행, 17년 만에 개인 대상 소매금융 사업 철수

등록 2021-04-15 22:47수정 2021-04-16 15:17

씨티그룹 “한국 포함 13개국 소비자금융사업에서 철수”
기업금융 부문은 한국에 존속 예정
씨티그룹은 15일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에서 소비자금융사업을 철수한다는 내용의 사업방향을 발표했다. 뉴욕/AFP 연합뉴스
씨티그룹은 15일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에서 소비자금융사업을 철수한다는 내용의 사업방향을 발표했다. 뉴욕/AFP 연합뉴스
한국씨티은행이 우리나라에서 개인 대상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2004년 씨티그룹이 옛 한미은행을 인수해 한국씨티은행으로 공식 출범한 지 17년 만이다.

15일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씨티그룹 미국 본사는 이날 1분기 실적발표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에 대한 향후 전략방향을 발표했다. 씨티그룹은 아시아·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소비자금융사업을 4개의 글로벌 자산관리센터 중심으로 재편하고, 한국을 포함한 해당 지역 내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사업에서 출구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씨티그룹은 이는 한국을 포함한 특정 국가의 실적이나 역량의 문제로 인한 결정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개선할 사업 부문에 투자와 자원을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단순화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미국·영국·멕시코 등 6개 나라에서만 소비자금융사업을 유지할 방침이다.

씨티그룹은 이런 사업전략 재편을 통해 한국에서는 고객, 임직원,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쟁력과 규모를 갖춘 사업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국씨티은행은 설명했다. 특히, 기업금융에 대한 보다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금융시장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은행 쪽은 밝혔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행장은 이번 발표에 대해 “씨티그룹은 1967년 국내 지점 영업을 시작으로 2004년 한국씨티은행을 출범시킨 이래 줄곧 한국 시장에 집중해 왔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기업금융 사업을 중심으로 한국 내에서의 사업을 재편·강화하고, 이 과정에서 고객을 충분히 지원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장기적인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해 기업 시민으로서 한국사회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특정 국가의 실적이나 금융규제 등과 관련된 것이 아니며 그룹 차원에서 기업금융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취지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부문이 철수하면 일부 인력의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현재 한국씨티은행 직원은 정규직 3300명, 기간제 194명 등 모두 3494명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사업 재편의 구체적 일정은 정해져 있지 않으나, 이사회와 함께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고객 및 임직원 모두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검토해 수립한 뒤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후속 계획이 마련되는 대로 금융당국과 필요한 상의를 거쳐 이를 공개하고, 관련 당사자들과 충분히 협의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은 “고객에 대한 금융서비스는 향후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기존과 동일하게 제공되며,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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