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개인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서민·실수요자의 내집 마련을 위해 대출 한도를 늘리는 규제 완화 대책을 이달 중에 발표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허용 비율을 현재보다 10%포인트 늘리고, 적용 대상도 확대할 방침이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서민·실수요자를 위한 엘티비 우대 혜택 확대를 포함한 종합적인 실수요자 지원방안을 마련 중이다.
현재는 일정 요건을 갖춘 무주택자가 집을 사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엘티비와 디티아이가 10%포인트 더 허용된다. 요건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 가격이 6억원 이하(조정대상지역 5억원 이하)이고, 부부합산 연 소득이 8천만원 이하(생애최초구입자 9천만원 이하)인 경우다.
두 가지 사항에 모두 해당하면 엘티비와 디티아이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는 40%에서 50%로, 조정대상지역에서는 50%에서 60%로 올라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이 비율을 10%포인트 더 올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현재 우대 기준의 혜택을 받는 이들이 극히 적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서민·실수요자 엘티비·디티아이 우대요건 적용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서민·실수요자 요건을 충족해 엘티비·디티아이를 10%포인트씩 우대 적용받은 비율은 신규 취급액 기준 7.6%에 불과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규제 완화 적용 대상도 넓히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서민·실수요자 우대 혜택 요건이 되는 연 소득과 주택 가격 기준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부부합산 연 소득은 현재 8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주택 가격 요건은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9억원을 넘어선 지 오래된 점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9억원으로 확대하더라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로 국한할지, 조정대상지역까지 포함할지 등은 유동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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