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흘 연속 1%대 하락 마감했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9.55포인트(1.25%) 하락한 3,122.11에 마쳤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로 국내 금융시장이 흔들렸다.
13일 코스피는 1.25%(39.55) 하락한 3122.11로 장을 마쳤다. 장중 3100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1.59% 급락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 1조4295억원의 순매도 물량을 쏟아냈고 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가 받아갔다. 외국인 순매도 금액의 54%가 집중된 삼성전자 주가는 1.88% 내린 7만8500원으로 마감해 5개월여만에 8만원 아래로 밀려났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2% 급락해 2개월여만에 최저수준을 나타낸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외국인의 매도공세는 삼성전기, 삼성에스디아이(SDI),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금리 상승에 민감한 기술주에 집중됐다. 이날 일본 증시가 2.49% 급락하고 대만도 1.46%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 대부분이 미국발 충격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4.6원 상승(원화가치 하락)한 1129.3원으로 마감했다. 미 국채금리 급등으로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국내 중장기 국채가격도 약세(금리 상승)를 보였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0.031%포인트 오른 2.156%로 마감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과 채권, 원화가 일제히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장’이 나타난 것이다.
코스피는 불과 사흘전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며 기세를 올렸지만 이후 미국발 긴축 우려에 막혀 3.91%(127.19) 내렸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6조1517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자재 가격과 시장금리 추이가 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통화긴축으로 돌아서지 않더라도, 공급 부족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로 시장금리 상승이 지속되면 그동안 증시를 밀어올렸던 유동성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재정부양책과 공급 부족으로 소비자물가는 여름까지도 뜨거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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