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격차가 6개월째 벌어지고 있다. 시중의 넘치는 자금이 은행에도 쏠리면서 예금이자 인상 요인이 낮지만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금리 등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2.77%로,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2.66%)보다 0.11%포인트 올랐다. 반면 저축성수신금리는 0.86%로, 지난해 10월(0.88%)보다 0.02%포인트 내렸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는 지난해 10월 1.78%포인트에서 매달 꾸준히 올라 3월에는 1.9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가중평균금리’는 금융기관에서 취급하는 금융상품의 금리를 사용빈도 등으로 가중치를 두어 평균한 금리다.
대출금리 인상 속도가 예금금리보다 빠른 이유는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오르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혼합형(고정+변동) 금리의 기준인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월평균 금리는 지난해 12월 1.53%에서 지난달 1.79%로 0.26%포인트 올랐다. 이달 들어서도 14일까지 평균금리가 1.85%에 이른다. 최근 들어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세에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는 등 시장금리 상승 요인은 커지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금융지원을 위해 은행의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을 기존 100%에서 105%로 늘려, 은행들이 예대율 관리를 위해 예·적금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계속된다. 이날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는 0.82%로, 전월(0.84%)보다 0.02%포인트 내렸다. 코픽스는 지난달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12월(0.90%)부터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코픽스는 8개 시중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반영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는 코픽스를 연동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시장금리 영향을 받는 혼합형 대출상품 금리가 더 많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기조가 유지된다면 코픽스 연동 대출상품이 금리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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