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예·적금 금리에 연동되는 대출상품의 금리는 내리고 있지만, 채권금리를 기반으로 한 대출상품은 국채금리 상승 영향을 받아 이자가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5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5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0.82%를 기록해, 전월(0.82%)과 동일했다. 코픽스는 8개 시중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반영한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2월 0.90%에서 하락하기 시작해 이달까지 0.08%포인트 떨어졌다.
코픽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예·적금 금리다. 최근 시중의 넘치는 유동성으로 은행 예금이 충분해지면서 예금 금리가 약세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예금자가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인 수시입출식 예금은 5월말 기준 잔액이 920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7조원 늘었다. 이자가 거의 없는 수시입출식 예금은 총수신(1995조9천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6%로, 지난해 말(45%)보다 0.1%포인트 늘었다. 은행 입장에선 자금조달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코픽스와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해 들어 하향세다. 케이비(KB)국민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1월 말 2.79~3.99%에서 지난달 말 2.38~3.88%로 최저·최고금리 모두 하락했다. 신한은행도 코픽스 기준 대출금리가 지난 1월 말 2.44~3.69%에서 이날 기준 2.37~3.62%로 내렸다.
반면 일정기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은 금리 변동분을 은행채 금리를 토대로 산정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적용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1월말 1.516%에서 지난 14일 1.887%로 올랐다. 은행채 등 금융채는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장금리로, 미국발 장기채권금리 인상 영향으로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장기채권 금리가 오르는 추세다.
시중은행의 혼합형 금리 추이를 보면, 케이비국민은행은 1월 말 2.69~4.04%에서 지난달 말 2.84~4.34%로 상승했다. 신한은행도 1월 2.85~3.86%에서 이날 3.44~4.45%로 올랐다. 하나은행은 1월 2.546~3.846%에서 이날 3.097~4.397%로,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2.94~4.10%에서 3.27~4.33%로 올랐다. 올해 하반기에는 한은의 금리인상이 점쳐지면서 시장금리에 영향을 받는 혼합형 대출의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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