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티에스엠시(TSMC) 본사 앞 로고. 신주/EPA 연합뉴스
중국의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021년 기준 8.0%로 대만(9.4%)에 이어 2위로 나타났다. 한국은 2013~2019년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하다가 2020년(대만 9.7%, 한국 8.5%)부터 2위로 밀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와 중국의 해외무역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해 16일 내놓은 결과에 포함된 내용이다. 이는 주로 중국의 대만산 반도체 수입 증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수입시장의 국가별 점유율 변화 비교에선 한국의 하락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점유율은 2012~2016년 9.8%에서 2017~2021년 8.8%로 1.0%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아세안 6개국(말레이시아, 타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과 대만의 점유율은 각각 2.5%포인트, 0.8%포인트 올랐다. 미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1.0%포인트 낮아졌다. 일본과 독일은 각각 0.5%포인트, 0.3%포인트 떨어졌고, 프랑스는 0.1%포인트 올랐다. 영국은 변화가 없었다.
대만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것에 대해 전경련은 “미국이 중국군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중국에 대한 반도체 기술과 장비 수출을 제한한 이후 중국의 대만산 반도체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2020년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에스엠아이시(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자국 기업들의 반도체 기술과 장비 수출을 사실상 제한했다.
한국의 최대 대중국 수출품인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하면 한국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2012~2016년 8.8%에서 2017~2021년 6.8%로 2.0%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아세안 6개국의 점유율은 2.8%포인트 늘어나는 것으로 계산됐다.
중국의 부품·소재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012~2016년 16.9%에서 2017~2021년 11.9%로 5.0%포인트 감소했다. ‘중국 제조 2025’로 상징되는 중국의 부품·소재 자급화 등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과 중국 토종 기업의 성장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전경련은 풀이했다.
승용차, 의약품, 화장품, 유아용 식료품 등 중국의 10대 수입 소비재(2018년 기준)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012~2016년 5.4%에서 2017~2021년 4.2%로 1.2%포인트 떨어졌다. 이 기간 프랑스의 점유율만 2.3%포인트 높아졌을 뿐, 그 외 주요국(미국, 일본, 독일, 영국)이나 아세안 6개국 모두 점유율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프랑스의 점유율 상승은 같은 기간 중국의 대프랑스 화장품 수입이 32억달러에서 4배 가까운 120억7천만달러로 불어난 데서 비롯됐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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