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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헤리리뷰

분배지표 나빠졌지만 윤 대통령 취임 뒤 불평등 언급 0번

등록 2023-04-10 07:00수정 2023-04-10 08:21

취임 뒤 10개월 과거 대통령 말 분석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불평등 34번 언급
지난해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해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의 말은 정책뿐만 아니라 여론 형성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대통령이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서 말하는지 무척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가장 강조된 단어는 자유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와 8.15 경축사에서만 모두 68번 자유를 말했다. 그에 비하면 불평등에 대한 관심은 적다. 그는 취임 뒤 10개월 동안 공식적인 말과 글(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누리집에서 연설문 검색)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언급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평등으로 분석 대상을 넓혀도 별반 다르지 않다. 회의와 축사를 통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딱 3번 평등을 언급했다. 공정한 기회와 기회의 평등을 말하면서다. 다만 같은 기간 때론 불평등과 비슷한 의미로도 쓰이는 '양극화'를 8차례 10번 썼으나 대체로 문맥상 경제적 불평등을 짚는 의미로 썼는지 명확하지 않다.

경제적으로 불평등한 현실을 주목하는 데 인색한 윤석열 정부와 달리 앞선 문재인 정부에서는 상대적으로 불평등에 대한 관심도가 컸다. 지난 3월 <한겨레>가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에 들어가 과거 대통령의 말과 글을 모아 놓은 '연설기록'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뒤 열 달 동안(2017.05~2018.03, 이하 분석 기간 10개월로 동일) 분석했더니 불평등은 24차례 기념사와 축사, 담화문 등에서 모두 34번 등장한다. 거의 다 경제적으로 불평등한 현실을 짚고 극복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이와 별도로 평등은 12차례 24번 언급됐고 주로 양성평등과 기회의 평등 차원에서 쓰였다.

윤석열 정부와 마찬가지로 박근혜∙이명박 정부 때도 같은 기간 대통령의 입에서 불평등이란 단어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평등으로 검색 조건을 확장하면 박근혜 정부 때 3차례 3번, 이명박 정부 때 3차례 7번 평등이 언급된다. 둘 다 공통으로 법 앞의 평등과 양성평등을 말할 때만 평등을 썼다. 이를 통해 보수 정부의 대통령들은 경제적 불평등에 관심이 많지 않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불평등에 대통령의 관심이 많을수록 다양한 조세 및 재정 정책 수단을 통해 불평등을 완화할 가능성이 크겠지만 항상 그렇다고 단정할 순 없다. 경제 위기와 팬더믹 등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반대로 대통령의 관심이 적다면 여러 변수와 상관없이 불평등을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의 불평등에 대한 관심도는 실제 언론의 관심과 여론의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같은 기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를 통해 ’소득 불평등’을 열쇳말로 해서 검색(정치, 경제, 사회 뉴스 대상)해봤더니 문재인 정부 초반 10개월 동안 2558건의 보도가 있었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절반 수준인 1272건에 그쳤다.

최근 전체 소득에서 최상위 계층의 비중이 높아지고 지니계수 값이 커지는 등 소득 불평등이 악화했지만 되레 윤석열 정부 들어서 대통령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경제적 불평등 이슈에 관심이 줄어든 것이다.

류이근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ryuyigeun@hani.co.kr, 민수빈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보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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