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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헤리리뷰

“현장 요구 담아내는 전문성 갖춰야죠”

등록 2008-12-24 15:27

‘1318 해피존’ 사업 구상도
‘1318 해피존’ 사업 구상도
[헤리리뷰] 비영리조직 위기 심층 분석 파트너십
부스러기사랑나눔회·굿네이버스 등
기업 파트너십 사업 큰 성과
아동복지서비스 전문 비영리조직인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조직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기업 파트너십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비영리조직이다. 16명의 법인 사무국 직원과 그때그때 꾸려지는 사업단 인력으로, 몇 십억, 많게는 몇 백억원 규모의 사업을 거뜬히 꾸려내는 비결로 이경림 대표는 ‘현장성과 전문성’을 먼저 꼽는다. 이 대표는 “사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비영리조직이 그 흐름을 가장 잘 읽어낼 수 있다”며 “아울러 비영리조직도 돈을 기부하는 기업들이 인정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져야만 나눔 기업과의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일궈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SK(에스케이)에너지 등이 39억원을 지원한 행복한일자리 사업 역시 지역아동센터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에 귀 기울여 빛을 본 프로젝트이다. 평소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영어 과목 등의 전문교사 참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자주 나왔다. 이런 현장의 필요를 정부의 일자리 창출사업과 연결해 전문교사 파견사업을 제안하게 된 것이다.

사업설계 단계뿐 아니라 사업의 진행 과정에서도 현장성이 배어 있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숫자나 통계만으로 보고서를 만들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으려고 노력한다. 예컨대 결식아동 수가 몇 명인가 하는 숫자와 더불어 끼니를 거르고 있는 아동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함께 싣는다. 이런 노력은 파트너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파트너십을 더욱 긴밀하게 해준다. 이를 위해 사무국과 별도로 현장 파트너를 두어 사업팀을 꾸리고 있다.

지난 9월 시작한 KB(케이비) 사회공헌 아카데미사업은 부스러기사랑나눔회가 전문성을 십분 발휘하고 있는 사업이다. 아동복지서비스를 하다 보면 특별히 주의 깊은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다. 그런데 교사들이 그런 부분에 대한 교육을 특별히 받지 못해서 적절한 도움이 이루어지지 못할 때가 너무 많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이 아이들의 상황에 맞는 맞춤지도 방법을 교육받을 수 있는 교육센터 설립을 추진했다. 여기에 사랑의 열매와 KB 국민은행이 뜻을 같이했다.

비영리조직이 기업과 파트너십으로 진행하는 사업의 경우, 해당 사업을 정부 정책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할 때 지속적인 사업으로 힘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일찍이 전문 컨설팅회사의 조언을 받아 사업설계 때 정부 정책화와 자립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해 왔다. 실제 행복한일자리 지원사업은 3년간의 성공적인 사업 성과를 토대로 정부의 정책사업으로 채택됐다. 청소년 전용 지역아동센터 ‘1318 해피존’ 사업도 폭넓은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지방자치단체를 파트너로 이끌어냄으로써 전국 규모의 사업으로 발전했다.

사업비나 종사자 수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비영리조직인 굿네이버스는 기업 파트너십 사업에서 또 다른 형태의 현장성과 전문성을 잘 살려내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지난해부터 나눔교육사업인 ‘미소가 프로젝트’를 롯데홈쇼핑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홍선교 굿네이버스 나눔사업본부 본부장은 “현장에서의 활동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나눔 교육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눔교육사업을 설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사업에 대한 기업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많은 기업들이 효과가 금방 나타나는 직접 지원을 선호하는 반면 교육과 같은 간접 사업은 꺼리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굿네이버스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기업 문을 두드렸고, 롯데홈쇼핑이 그 문을 열어줬다.

나눔교육사업을 통해 굿네이버스는 전국 1200여개 학교, 약 100만명의 초·중·고 학생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엄마와 자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나눔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온·오프라인에서 교육을 실시한다. 또, 미소 포인트 기부 등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간접적으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가족 해외 자원봉사, 빈곤 체험 캠프 등 굿네이버스가 해오고 있는 기존 활동과 연계한 유익한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한다. 굿네이버스는 그동안 나눔교육의 경험을 살려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를 진행함으로써 파트너의 사업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


현실적인 솔루션의 지속적 제공

교보다솜이재단 등 비영리와의 파트너십을 꾸준히 진행해 온 홍상식 교보생명 사회공헌팀 과장은 “성공적인 파트너십은 기업과 비영리조직이 서로의 장점을 먼저 보며 진정한 파트너로 신뢰하고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비영리조직이 현장성과 전문성을 갖고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인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주기를 기대했다.

“기업은 파트너인 비영리조직이 처음 합의한 서비스 틀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사업을 진행하는 현장에서 더 필요한 부분을 찾아 제안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h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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