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한우펀드 송아지 입식 행사. NH투자증권 제공
[헤리리뷰] 노숙인 축산농 등 지원하는 예금·펀드 속속
금융기관들도 ‘착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은행들은 저소득층의 경제자활을 돕는 상품을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희망 새출발’ 통장으로 노숙인 자활을 지원한 지 3년째다. 이들 대부분이 ‘신용불량자’ 상태여서 은행 계좌 개설이 어려운 데 착안한 우리은행은 2006년 2월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노숙인 지원 금융상품을 내놨다. 출시 첫해 1억9000만원이었던 예금액은 만기 인출에 따라 현재는 9600만원으로 줄었다.
저소득층 아이들과 난치병 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상품들도 있다. 신한은행은 ‘아동발달지원 계좌(CDA)’를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월 8만원 한도 안에서 예금을 하면 보건복지가족부가 월 3만원까지 지원해 주는 상품이다. 현재 3만4000개의 계좌에 약 290억원을 확보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예금 잔액의 일정액을 저소득층 난치병 환자에게 기부하고 가입 고객에게는 우대금리도 제공하는 ‘캥거루 통장’을 판다. 하나은행도 소아암 어린이와 소년소녀 가장 등에게 기부할 수 있는 ‘사랑하나 더하기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축산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착한 펀드 상품도 있다. ‘GB 사모 한우예찬 특별자산투자신탁’(한우예찬 펀드)은 충남 예산의 친환경 한우를 생산하고 있는 씨알목장에서 위탁관리를 하고 예산군청에서 행정적 지원을 해 축산농가와 투자자들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형태의 한우펀드다. 2007년 7월부터 운영에 들어간 이 펀드의 목표 수익률은 9%이고 질병·사고에 대비한 가축공제보험과 국내 최초로 가격 하락에 대한 보험인 ‘잔존물 회수 보험’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위험도를 줄였다.
한우예찬 펀드보다 3개월 뒤 나온 ‘마이애셋 롯데쇼핑 순한한우 특별자산’은 롯데마트, 농협중앙회와 공동으로 개발한 첫 공모형 한우펀드다. 2007년 하반기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모한 이 펀드는 만기인 2010년 3월에 그동안 키웠던 한우(1300마리)를 시장에 팔아 사료·인건비 등을 빼고 이익이 남으면 초과수익이 가능한 구조다. 미국산 쇠고기 영향으로 한우 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지만 한우펀드는 한우에 대한 매입 보장이 약정돼 있고 가격 하락보험에도 들어 있어 꾸준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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