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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헤리리뷰

밀폐형 저장고로 친환경·협력사와는 상생경영

등록 2012-07-03 11:24

[헤리리뷰] 현대제철의 사회책임경영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한가운데에는 ‘밀폐형 원료 저장고’가 자리잡고 있다. 마치 돔 실내 경기장처럼 웅장해 보이는 이 저장고는 지름이 무려 120m가량이고 높이는 60m이다. 거대한 저장고 안에는 외국에서 수입해 온 철광석이 양쪽으로 산처럼 쌓여 있다. 붉은색을 띤 오른쪽 철광석은 오스트레일리아산이고, 왼쪽 짙은 흑연색의 철광석은 브라질산이다. 선박에서 저장고까지 원자재를 실어 나를 때에는 밀폐된 연속식 하역기와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해 먼지가 거의 생기지 않게 한다.

이런 밀폐형 저장고가 당진제철소에는 돔형 5기, 선형 4기 모두 9기가 있다. 철강업종 특성상 고철, 먼지, 소음 따위가 많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여겨졌던 이미지를 떨쳐내고 현대제철이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밀폐형 저장고의 역할이 컸다.

현대제철은 원료값 상승과 수요산업 부진 등으로 녹록잖은 업황 속에서도 환경경영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특히 2010년 발족한 온실가스에너지 티에프티(TFT)는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대응, 에너지 경영시스템 구축과 배출권 거래 등에 대한 현대제철의 실천을 이끌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온실가스 감축’ 인증 성과

실제 지난 5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연간 198만t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프로젝트로 국제온실가스인증(VCS)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VCS는 2007년 11월 세계경제포럼·국제배출권거래협회·기후그룹에서 제정한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사업의 국제 기준이다. 현대제철은 고로에서 나오는 부생가스를 재활용해 발전소 연료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다.

현대제철의 이번 성과는 VCS 단독으로 인증 및 검증까지 성공한 국내 첫 사례이며 온실가스 감축 단일사업으로는 국내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 전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800여 VCS 프로젝트 중 두번째로 규모가 큰 메가프로젝트(온실가스 감축량 100만t 이상)다. 온실가스 감축사업에서 발생한 배출권은 기업이 탄소중립 등 기후변화 대응 활동에 활용하게 된다.

음식 폐기물도 탈리액 자원으로 이용

지난해부터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손잡고 환경현안을 풀어가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2011년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시와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과정에서 발생되는 탈리액의 자원화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당진시의 음식물류 자원화 시설에서 발생하는 하루 60㎥의 탈리액(음식물류 폐기물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을 자원으로 이용하는 내용이다.

이 탈리액을 처리해 현대제철은 폐수 정화 작용을 하는 미생물에 탄소를 공급하기 위해 사용해 오던 메탄올을 대신해 사용한다. 이번 협약으로 당진시는 매년 음식물 폐수의 처리비 9억원 정도를, 현대제철은 5억원 정도의 메탄올 구입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경영과 더불어 현대제철은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한 신뢰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초 당진제철소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은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에 놓인 만큼 협력사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한 동반성장이 더욱 필요한 시기”라며 “현대제철과 협력업체 모두 경쟁력을 강화해 철강산업의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여정에 동행해 동반성장의 과실을 나눌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은 협력사에 자금 및 금융, 기술, 교육 등을 지원해 협력사가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노력은 5월에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2011년 동반성장지수 산출 결과’에서 양호등급 성적표를 받는 성과로 빛을 발했다. 이번 평가 결과에서 현대제철을 비롯해 우수·양호 등급을 받은 대기업 26곳은 공정위의 하도급 분야 실태조사를 1년간 면제받고, 기획재정부의 공공입찰 때 가점 부여 등의 혜택을 받는다.

당진/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부소장

h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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