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쉐량은 한 국가의 발전 및 현대화 경험을 다른 지역과 비교연구하는 데 조예가 깊은 정치학자다. 중국 모델의 기원과 미래를 다룬 <중국 모델을 논함>(Debating the Chinese Model)은 지난해 중국 대형서점과 인터넷매장에서 베스트셀러가 됐고 평론가들이 추천한 ‘시민이 읽어야 할 10대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에도 <중국 모델의 혁신: 대중시장경제를 향하여>(성균관대 출판부)란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왔다.
1992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하버드대, 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 아태연구소, 카네기재단 연구소를 거쳐 현재는 홍콩과기대 사회과학부 종신교수로 있다. 또 중국의 선전대학 등 여러 대학에 초빙교수로 있었다.
[헤리리뷰] 기조연설 ‘시진핑 시대’ 중국 어디로 가나
제3회 아시아미래포럼 첫날
동아시아 2013 체제의 열쇳말: 중국과 혁신
제3회 아시아미래포럼 첫날
동아시아 2013 체제의 열쇳말: 중국과 혁신
포럼 첫날은 ‘동아시아 2013 체제의 열쇳말: 중국과 혁신’이란 큰 주제 아래 중국 정치·경제 연구의 대가인 딩쉐량 홍콩 과기대 교수의 기조연설로 포럼의 막을 연다. 기조강연 뒤 이정우 경북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이즈미야 와타루 <산교타임스> 편집장, 이근 서울대 교수, 딩쉐량 교수가 함께 중국을 둘러싼 변화와 동아시아 공동체 협력에 대해 토론한다.
오찬특강에서는 최근 4800㎞ 중국 자전거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홍은택 전 엔에이치엔(NHN) 부사장이 ‘중국 라오바이싱(老百姓)의 생각’을 들려준다. 종합세션 첫 파트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사회혁신’을 제시하고, 두번째 파트에선 유럽의 대표적인 지속가능한 도시인 말뫼의 일마르 레팔루 시장과 빌바오의 아레소 이본 부시장이 그들의 성공 경험을 말한다.
중국을 빼놓고 한국의 미래를 얘기하기 어렵다.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무역상대국이기도 하고, 북한과 얽혀 외교·안보 측면에서도 우리와 긴밀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경제규모에서 미국을 넘보는 지위(G2)에 올라선 중국은 과학기술, 군사, 자원, 에너지 측면에서도 초강대국으로 빠르게 변신해가고 있다.
이런 중국에서 최고 지도부가 교체되는 것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의 관심이 아닐 수 없다. 가을에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회에서 차기 주석과 총리로 뽑힐 시진핑과 리커창이 어떤 변화된 리더십으로 향후 10년간 중국을 이끌지 예측하고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30년 이끈 개혁·개방정책 한계 다다라
‘리더십의 변혁’을 주제로 잡은 2012년 아시아미래포럼은 중국 정치·경제 연구의 대가인 딩쉐량 홍콩 과기대 교수를 기조연사로 초빙해 새롭게 열리는 시진핑 시대의 중국을 미리 그려본다. 하버드대학과 카네기재단에서 연구한 딩 교수는 ‘중국 모델’로 불리는 이 나라의 독특한 정치경제 체제에 관한 연구에서 권위자로 꼽히는 학자다.
이 포럼에서 딩 교수는 중국 모델이 개혁·개방 이후 작동해온 원리를 규명한 뒤 이 과정에서 중국 사회 내부에 응축돼온 문제와 갈등을 통찰력 있게 진단한다. 이후 서구 선진국의 경제사회적 성취 및 중국의 역사적 경험을 거울 삼아 시진핑 체제의 중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딩 교수는 중국 모델의 3가지 기둥으로 △공산당 일당체제 △촘촘한 사회통제 시스템 △정부에 의해 조절되는 시장경제를 든다. 이런 조합은 지난 30여년간 거대하고 복합적 사회인 중국을 잘 이끌고 왔으나 지금은 한계에 봉착했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큰 인간적·환경적 희생을 치러야 했다. 국가는 부강해졌으나 국민은 그렇지 못했다. ‘선부론’에 올라타 기회를 쥔 사람은 엄청난 재산을 축적한 반면, 농촌과 내륙지역의 주민들은 발전의 혜택에서 오랫동안 소외돼 있었다. 도농간, 계층간 격차는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응축해 가는 양상이다.
아울러 수출과 정부의 고정자산투자에 의존해온 발전전략의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지금까지 싼 노동력을 공급해오던 농촌의 젊은 인력이 줄어들면서 임금이 전체적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루이스 전환점’(Lewisian turning point)에 이른 것이다. 이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수출을 늘려가는 방식이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이란 신호이다.
공산당·관료 기득권층 저항 만만찮아
이런 점을 고려해 창당 90돌을 맞은 중국 공산당 정권도 ‘11·5 규획’에서 ‘조화사회’를 국정지표로 삼아 분배와 함께 가는 성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30년간의 발전과정에서 기득권을 거머쥔 세력들이 개혁에 저항하고 있어 중앙정부의 의지가 말잔치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딩 교수가 보기에 무엇보다 중국 사회를 이끄는 공산당원과 관료들이 이런 보수적 기득권 세력의 중심이라는 것이 시진핑 등 새로운 지도자에게 주어진 버거운 현실이다.
중국의 변화와 관련해 주로 해외 학자들이 자유민주적 정치개혁과 시장자율성의 확대를 처방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이는 중국 사회가 돌아가는 내밀한 논리와 원리를 놓친 채 서구의 희망사항을 나열하는 것일 수 있다. 딩 교수는 서구의 다당제, 삼권분립, 언론자유 등 자유민주주의를 절대화하지 않고, 서구가 현재 직면한 한계를 함께 고려하며 처방을 제시하고자 한다.
딩 교수가 볼 때 중국 모델을 혁신하는 일은 어떤 정책수단을 도입하느냐보다는 어떤 지향성을 갖느냐가 핵심이라고 본다. 즉 중국 사회주의의 본래 이상이었던 ‘인민에게 돌려주자’는 정신을 환기해 국가가 아니라 국민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고, 여성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도 돌보는 ‘대중시장경제’를 지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새 지도부 집권 2년 뒤 근본개혁 나설듯
아울러 중국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미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국제정치적 관계가 변하는 것도 새로운 지도자들에게는 큰 과제이다. 일본과의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분쟁을 포함해 중국은 동아시아 여러 나라와 영토분쟁을 겪고 있다. 미국은 이 틈을 비집고 들어와 중국을 견제하는 손아귀에 힘을 주고 있다.
시진핑과 리커창이 안팎의 도전과 저항을 이겨내고 현재 중국에 필요한 시대적 개혁과제들을 이행할지에 대해 딩 교수는 12일 전화인터뷰에서 “원로그룹의 입김을 극복하고 기득권층의 저항을 돌파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며 “2년 정도 급격한 변화는 피하며 조심하겠지만 중국 사회 내부의 변화 압력이 높기 때문에 이후 좀더 근본적인 개혁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bh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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