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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구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제2대 원장
명지대학교 경영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생산성학회 회장
전 대통령실 사회적기업육성TF 위원
전 고용노동부 고용노동정책자문회의 자문위원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노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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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정책기조가 ‘정부에서 민간 주도로, 직접에서 간접 지원으로’ 바뀌고 있다. 사회적기업 정책 형성에 참여하고, 집행과 실행을 맡고 있는 사회적기업진흥원의 역할 변화를 기대하는 시각도 적지않다. 변화의 시기에 지난 5월 사회적기업진흥원의 방향타를 쥐게 된 김재구 원장의 어깨가 그만큼 무겁다. 김 원장은 “착한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기업 관련 일을 하고 있기에 적극적으로 소통하면 좋은 방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사회적기업의 미래를 밝게 내다봤다.
사회적기업에 렌즈를 대고 탐구하는 경영학자를 찾기가 아직 쉽지 않은 게 우리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경영학 교수로 강단에 서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노동위원장을 맡는 등 시민운동가로 활동했으며, 사회적기업 정책전문가로 참여해 온 김재구 원장의 이력이 이채롭게 다가온다. 김 원장은 “기업을 통한 사회혁신에 관심이 많아 엔지오(NGO) 활동을 했다”며 “양극화의 폐해를 시정하고 사회적 약자를 구제할 수 있는 대안으로 사회적기업을 주목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기업이 잘되기 위해서는 정책 집행이 중요하고 지원체계가 분명하게 서야 한다는 생각에 진흥원장직을 맡았다”고 덧붙였다.
양극화·사회약자 구제 대안으로 주목
-사회적기업의 정책 방향이 민간 주도, 생태계 조성 등에 초점을 맞춰 변하고 있는데.
“사회적기업 정책전문가로 정책 방향에 대해 세가지를 줄곧 주장해 왔다. 첫째는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 주도로 가야 한다는 것, 둘째는 지역에 뿌리를 둬 지역 수요에 기초하고 궁극적으로 지역공동체 개발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 셋째는 지속가능하기 위해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 등이었다. 고맙게도 여러 부처가 이런 방향에 공감해 줬다. 진흥원은 지역 주민 스스로 각자의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한다.”
-사회적기업의 지속성을 위해 진흥원은 어떤 역할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지?
“사회적기업에서 사회적 가치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은 기본 전제이다. 이런 전제를 두고 비즈니스로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생태계 형성이 필요하다. 사회적기업이 갖고 있는 내부 자원을 활용해 핵심역량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기업에 가장 중요한 자원은 사람이다. 사회적기업가를 키우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한 민간자원을 연계하는 지원에도 방점을 찍고 있다.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등의 민간자원을 사회적기업과 이어줌으로써 사회적기업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민간주도·지역기반·수익성 중점 둬야
-일반기업이 사회적기업과 함께할 때 어떤 형태가 이상적이라고 보는가?
“기업을 통한 사회혁신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라고 가르치는 것은 낮은 수준의 경영학이라고 생각한다. 기업도 스스로 존재 의의와 사명을 정립하고 이해관계자와 함께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일반기업들이 사회적기업들에 대해 전향적이 되는 것은 일반기업 스스로에도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자사의 사업영역, 추구하는 경영 전략 등에 연관성 있는 사회적기업을 잘 선택해 지원한다면 좋을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일반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상당 부분 사회적기업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이 경제위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연말 협동조합기본법 시행령 발효로 사회적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많다. 사회적기업과 사회적 협동조합 사이에 충돌하는 부분은 없는가?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함께하면 시너지
“자립, 자조의 정신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 협동조합이 사회적기업과 함께 가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이 같이 가는 것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훨씬 더 득이 많다고 본다. 현재 사회적기업을 하고 있거나 사회적기업을 준비하던 중 아예 협동조합이라는 형태로 들어오고 싶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환영할 만할 일이다. 당연히 사회적기업으로 인증할 때도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들어오는 형태로 인증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쪽으로 큰 가닥이 잡혀가는 걸로 알고 있다. 진흥원이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정책의 통합적 실행을 위해 역할을 하려 한다.”
-진흥원이 사회적 생태계에서 어떤 모습으로 인식되길 원하는가?
“생태계 모습은 다양해야 한다. 자연 그대로 크는 것이 가장 좋다. 이런 과정에서 혁신이나 변화가 있을 수 있고 그 가운데 좋은 것이 생존하고, 그것이 확대해서 재생산되어야 한다. 내가 바라는 진흥원의 미래상은 사회적기업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섬기는 책임경영기관이 되는 것이다.”
김 원장은 “우리가 지금 걸어가는 지점이 나중에 길이 될 것”이라며 “신뢰를 하면서 또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기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부소장 h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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