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 초 포스텍(포항공대)과 손을 잡고 소프트웨어 개발자 지망생을 무료로 교육하는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Apple Developer Academy)를 경북 포항에 연다. 애플이 한국에 처음 개설하는 이 프로그램은 연간 200여명의 개발자를 양성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을 위한 ‘제조업 연구개발(R&D) 지원센터’도 만들기로 했다.
애플은 경상북도, 포항시, 포스텍과 함께 한국의 첫번째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와 애플 최초의 제조업 알앤디 지원센터를 내년에 개소한다고 27일 밝혔다.
포스텍이 운영하게 되는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는 앱 개발 등을 위한 코딩 전문 역량과 디자인, 마케팅, 비즈니스 운영 등을 가르치는 교육과정이다. 2013년부터 브라질,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등 전세계 10여곳에서 운영 중이다. 조만간 시작되는 교육생 모집에는 19살 이상의 한국 거주자라면 학력과 코딩 경력 여부에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약 9개월의 교육기간 동안 200여명의 교육생들은 포스텍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 내 소프트웨어 기반 스타트업들이 생겨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세계 최초로 문을 여는 제조업 연구개발 지원센터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최신 스마트·친환경 기술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포스텍 안에 만들어지는 센터에는 애플의 전문 인력과 장비가 배치된다. 연구 역량이나 장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제조기업이 센터의 지원과 장비를 활용해 자사의 공정이나 제품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설립 취지다. 이곳에서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에 대한 권리는 모두 해당 기업이 가져가게 된다.
애플의 이같은 투자는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종 의결한 동의의결안(자진 시정안)을 이행한 결과다. 앞서 애플은 국내 이동통신사에 아이폰 광고와 무상수리 비용을 떠넘기는 등 ‘갑질’을 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공정위의 조사·심의를 받았다. 이에 애플은 동의의결을 신청해 유상수리비 10% 할인, 개발자 아카데미 설립 등 총 1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동의의결안 확정 이후 애플은 서울과 경기도·인천을 제외한 25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냈고, 지난 4월 포항시가 최종 선정됐다. 포항가속기연구소, 막스플랑크 한국연구소 등 포스텍 관련 최첨단 연구시설이 갖춰진 점 등이 선정 이유로 알려졌다.
한편, 애플은 지방교육청 등과 협의해 전국 학교와 저소득층 가정 등에 자사의 태블릿 피시(PC)인 아이패드 수천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역시 공정위의 동의의결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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