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제이더블유(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저희 방문(목적)은 한 명이 승자가 되는 오징어 게임이 아닙니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부사장)
에스케이(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는 넷플릭스의 부사장이 한국을 방문해 ‘오픈커넥트(OCA) 활용에 주력하겠다’는 회사의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4일 서울 종로구 제이더블유(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해 전세계 1천여개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가 무료로 제공되는 오픈커넥트를 이용해 전체 트래픽의 95% 이상을 줄이고, 약 1조410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주장했다. 오픈커넥트는 넷플릭스가 효율적인 트래픽 전송을 위해 구축한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인데, 이를 활용해 국내에서 불거진 망 사용료 논란을 빗겨가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2018년 6월부터 에스케이브로드밴드의 데이터 전송망을 사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익을 얻어 왔음에도 아무런 대가를 지급하지 않아 ‘무임승차’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넷플릭스는 법원에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민사소송을 냈지만, 지난 6월 1심 판결에서 패소했다.
가필드 부사장의 이번 방한은 최근 넷플릭스에 망 사용료 지불 책임을 지우려는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에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국회에선 지난 7월 글로벌 사업자에게도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18일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글로벌 플랫폼의) 합리적 망 사용료 부과 문제를 챙겨봐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흥행으로 에스케이브로드밴드 등 국내 아이에스피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비판이 다시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가필드 부사장은 “한국에서 인프라 및 망 사용료 관련 논란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네트워크 생태계가 아이에스피와 넷플릭스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에스케이브로드밴드는 이날 넷플릭스가 주장한 오픈커넥트 활용 효과를 반박하고 나섰다. 오픈커넥트는 넷플릭스가 미국 본사에서 트래픽을 한국까지 전송하는 과정에 있는 ‘중간기지’에 불과하기 때문에 오픈커넥트에서부터 국내 이용자들의 위치까지 전송되는 ‘라스트 마일’ 트래픽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한국 이용자들이 보는 넷플릭스 영상은 미국에서 트래픽이 시작돼 일본과 홍콩에 있는 오픈커넥트를 거쳐 들어온다. 이 때문에 일본·홍콩-한국 간 망 사용에 대한 돈을 내라는 게 에스케이브로드밴드 입장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오픈커넥트를 한국에도 설치한다는 얘기는 있는데,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국내 오픈커넥트 설치도 (국제전용선이 들어오는) 부산뿐만이 아니라 수도권 여러 곳에 설치해야 아이에스피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필드 부사장은 지난 2일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과 면담을 가진데 이어 3일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나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관련 입장을 설명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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