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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는 헛소리”…과도한 띄우기가 ‘회의론’ 불렀나

등록 2021-11-15 18:59수정 2021-11-16 02:08

지난달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페이스북 커넥트 2021’ 행사에서 메타버스 비전을 발표한 ‘메타’(옛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가 홍보영상에 아바타로 등장한 모습. 메타 제공
지난달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페이스북 커넥트 2021’ 행사에서 메타버스 비전을 발표한 ‘메타’(옛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가 홍보영상에 아바타로 등장한 모습. 메타 제공

근거있는 열풍, 아니면 거품일까?

최근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꿨다. 정보 윤리에 대한 의구심이 인 영향도 있지만 ‘메타버스’ 시장에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걸 방증한다. 주식시장만 놓고 보면 이런 기대는 흘러넘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에이엠디(AMD) 주가는 최근 한 달 간(10월13일~11월12일·현지시각 기준) 40% 내외의 상승률을 보였다. 두 회사는 해당 기간 동안 메타버스 관련 사업 계획이나 칩 공급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13일 상장한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ETF) 4종의 최근 한달 평균 수익률은 20%대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도 나왔다. 당연히 논쟁에 불이 붙었다. 그 중심에 존 카맥(John carmack)이 서 있다. 그는 메타의 자회사인 오큘러스에서 2019년까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인물인 터라, 그의 ‘회의론’에는 무게가 실렸다. 그는 현재도 메타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다. “나는 메타버스가 존재하길 원하지만, 메타버스 구축에 착수하는 것이 실제 메타버스로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

지난달 29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페이스북 커넥트 2021’ 기조연설자로 나와 그가 한 얘기다. 메타버스 사업화에 성급히 나서기에는 이른 시기라는 얘기다. 그는 한 발 나아가 메타(옛 페이스북)가 지난 8월 출시한 가상공간 회의 플랫폼 ‘호라이즌 워크룸’을 겨냥하며 “우리의 메타버스 비전과는 거리가 멀다”고 직격했다. 최대 16명, 영상통화로는 최대 50명까지만 참여 가능한 호라이즌 워크룸의 한계를 꼬집은 것이다. 업계에선 존 카맥의 발언이 현실에 가까운 메타버스 구현을 위해 오디오와 네트워크 지연 등 문제 해결에 집중하기보다 ‘가상현실’이라는 추상적 개념에만 매몰된 모습을 비판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페이스북 커넥트 2021’ 기조연설에 나선 오큘러스의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존 카맥. 유튜브 갈무리
‘페이스북 커넥트 2021’ 기조연설에 나선 오큘러스의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존 카맥. 유튜브 갈무리

이 발언은 ‘메타버스 회의론’에 불을 당겼다. 한 예로 영미권의 게임 매체 <피시(PC)게이머>에는 “메타버스는 헛​소리”(The metaverse is bullshit)라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지난 수십년간 이용자들이 즐겨온 게임과 채팅에 견줘 메타버스가 보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주장이 담겼다. 메타버스에 흥분한 시장에 앞뒤를 살펴야 한다는 경고가 담긴 셈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존 카맥과 이후 불거진 회의론의 행간을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메타버스 회의론’이라고 이해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이다. 김상균 강원대 교수(산업공학)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존 카맥이 오큘러스 시티오 시절 가상현실(VR) 분야에서 쓴맛을 본 것은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그의 발언은 ‘궁극적으로 메타버스는 구현돼야 하지만, 우리(메타)의 준비가 덜 돼 있다’는 취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설익은 기술을 내세워 메타버스 ‘바람’에만 올라타려는 움직임에 대한 반감으로 회의론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김상욱 경희대 교수(물리학)는 지난 4일 자신의 에스엔에스에 “사실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그런 기술이 완성되기도 전에 펼쳐지는 과도한 홍보는 과학기술에 불신을 주고, 그 자신에게도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장밋빛 전망이나 회의론에 빠지기 보단 우리의 장단점을 살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상균 교수는 “드라마나 영화, 케이팝 등 메타버스 플랫폼 등에서 활용될 수 있는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은 있는데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할 디바이스나 플랫폼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떨어진다”라고 진단했다. 실제 증강현실(AR) 스마트글래스를 개발 중인 삼성전자 역시 메타나 애플 등과 비교할 때 메타버스 기기 사업에 적극 뛰어든 상황은 아니다. 올해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선언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메타버스를 포함해 최근 아이티(IT)기업들이 뛰어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야도 아직까지 매출을 일으키는 분야는 아니다. 미래 산업으로서 시장 선점을 위해 각 기업이 앞다퉈 달려가는 상황”이라며 “2010년 카카오톡이 처음 출시됐을 때 지금과 같은 플랫폼화를 내다봤던 사람은 드물었다. 이제 막 시작된 사업에 회의론을 얘기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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