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는 지난해 대표적인 ‘돈 버는 게임’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위메이드가 출시한 플레이투언(P2E, 피투이) 게임 미르4 글로벌이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피투이란 이용자가 게임 보상이나 아이템을 가상자산(코인)으로 바꿔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이다.
미르4 글로벌 이용자는 게임 아이템 ‘흑철’을 위메이드가 자체적으로 발행한 위믹스(WEMIX) 코인으로 바꿀 수 있다. 그리고 위믹스를 코인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미르4 글로벌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다. 자연스럽게 이용자가 대폭 늘었다.
미르4 글로벌이 인기를 끌면서 현금화를 위해 사용되는 위믹스 수요가 늘었고, 그러자 위믹스 가격이 올랐다. 위믹스 가격은 코인 가격 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 지난해 11월21일 2만8900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달 전에 비해 약 9배나 뛴 것. 주가도 올랐다. 위메이드는 순항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1월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처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났고, 이에 위믹스 가격이 열흘 만에 50%나 하락한 것이 시작이다.
위믹스 처분이 직접적인 가격 하락의 원인은 아니었다. 위메이드는 한번에 위믹스를 매도한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조금씩 처분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인 가격이 떨어져 손해를 본 위믹스 투자자의 분노는 활활 탔고 여론은 악화됐다.
설상가상으로 위메이드 주가도 폭락했다. 위메이드 4분기 매출 약 3520억원 중 위믹스 코인 처분 매출이 약 2254억원으로 64%나 차지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한마디로 게임을 통해서가 아니라 코인으로 대부분의 돈을 벌었다는 얘기다.
이는 위메이드가 2020년부터 계속 발생한 위믹스 처분 매출을 2021년 4분기 매출로 한번에 계상했기 때문인데, 현재 자체 발행 코인에 대한 회계처리는 기업과 회계법인이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어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기업의 본질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 사실에 주식 투자자들의 반응은 계속 차가워졌다.
결과적으로 위메이드는 위믹스 발행을 통해 블록체인 게임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했지만 자체 코인 발행이 되레 역풍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도) 코인 수급 변동에 따른 불안감이 시가총액을 큰 폭으로 변동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핵심은 (위믹스 처분 매출에 대한) 공개 여부”라고 봤다. 위 회장은 “장기적으로 위믹스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위메이드는 정확한 정보 제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자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범수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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