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엠더블유시(MWC) 2022’ 화웨이 전시관에서 한 관람객이 5세대(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산업용 헬멧을 써보고 있다. 바로셀로나/신화 연합뉴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이에스(CES) 2022’에 불참했던 중국 업체들이 ‘엠더블유시(MWC) 2022’에서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확장현실(XR) 기기 등을 대거 선보이며 대륙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2일(현지시각) 전시회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Fira Gran Via)에선 화웨이, 오포, 지티이(ZTE), 샤오미 등이 대형 전시관을 꾸며 전 세계에서 온 관람객을 맞이했다. 미-중 간 패권 경쟁으로 미국에서 운신의 폭이 좁은 중국 기업들이 유럽에서 보란 듯이 세를 과시하는 모습이다.
전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화웨이 전시관은 7500㎡(2270평)의 크기를 자랑한다. 중국 스타트업 로키드의 산업용 증강현실 방폭 헬멧 ‘로키드 엑스크래프트’(Rokid X-craft)와 화웨이 5세대(5G) 이동통신을 결합한 솔루션이 눈길을 끌었다. 광산처럼 사고가 잦은 산업 현장에서 작업자가 헬멧을 통해 현장 상황을 외부에 전송하면, 엔지니어가 사고 위험성을 분석해 작업지시를 할 수 있게 한다.
오포의 초경량 증강현실(AR) 안경 ‘에어 글래스’(Air Glass). 유튜브 갈무리
중국 3대 스마트폰 브랜드 중 하나인 오포는 이번 전시에서 초경량 증강현실(AR) 안경 ‘에어 글래스’(Air Glass)를 선보였다. 전용 안경테 위에 증강현실이 구현되는 렌즈를 덧대 착용하는 형태인데, 스마트폰과 연동된 렌즈에 지도 앱을 띄워 길을 찾거나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프롬포터로 활용할 수 있다. 마이크 기능이 내장돼 영어와 중국어로 음성을 입력하면 번역 결과가 렌즈에 텍스트로 뜬다. 무게가 30g으로 지금까지 출시된 확장현실 기기 가운데 가장 가볍다. 3일부터 중국에서 4999위안(약 95만원)에 판매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대륙의 기적’ 샤오미는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톤 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폿’(SPOT)을 그대로 본따 만든 4족 보행 로봇 ‘사이버 도그’를 공개했다. 비티에스(BTS)의 춤사위를 따라할 만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산업용 로봇 스폿과 비교해 움직임은 조악했지만 우리 돈으로 약 180만원의 가격을 고려하면 스폿(9천만원) 대비 ‘가성비’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샤오미가 ‘엠더블유시(MWC) 2022’에서 전시한 4족 보행 로봇 ‘사이버 도그’. 선담은 기자
갤럭시 S22 시리즈와 동일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한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들도 잇달아 나왔다. 리얼미는 9분 만에 4500mAh 스마트폰을 100% 충전할 수 있는 240W 초고속 충전 기술과 함께 스냅드래곤8 1세대 칩이 들어간 스마트폰 신제품 ‘GT 2 프로’를 공개했다. 오포가 발표한 ‘파인드 X5 프로’도 같은 칩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해 엠더블유시에선 중국 3대 국영 통신사들이 기조연설 첫 무대에 나란히 올라 ‘5G 굴기’를 재확인했다. 세계 주요 통신사 6곳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신기술 패권’(New Tech Order)을 주제로 참여했는데, 이 가운데 3명이 차이나텔레콤·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 대표였다. 이들 회사는 지난해 1월 뉴욕증시에서 상장폐지됐다.
바르셀로나/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