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50) 카카오 신임 대표이사와 김성수(60)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취임했다. 메타버스 등 신기술 기반 새 먹거리를 찾고, 국외 사업 확장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새 경영진의 과제로 꼽힌다.
카카오는 29일 정기주총과 이사회를 열어 남궁훈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남궁 대표는 서강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엔에이치엔 미국(NHN USA) 대표와 넷마블 전신인 씨제이(CJ)인터넷과 위메이드 등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카카오에는 2015년 카카오게임즈 전신인 ‘엔진’의 대표이사를 맡으며 합류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1998년 한게임을 창업할 당시 창립 멤버로 참여하는 등 김 창업자의 ‘심복’으로 불리기도 한다.
카카오 이사회 신임 의장으로는 김성수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공동센터장이 선임됐다. 전임 의장이던 김범수 창업자가 지난 14일 돌연 의장직 사임 의사를 밝힌 데 따른 인선이다. 김성수 신임 의장은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출신으로 씨제이이엔엠(CJ ENM), 카카오엠(M),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 날로 물러난 김범수 전 의장은 카카오에서는 미래 전략을 수립하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만 유지한다. 그가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은 건 2007년 이후 15년 만이다.
남궁 신임 대표의 첫 숙제는 기업 가치와 시장 신뢰 회복이다. 애초 카카오 신임 대표 자리에는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내정됐으나 ‘주식 먹튀(먹고 튀기)’ 논란이 불거지며 사퇴했다. 이는 지난해 카카오 계열사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과 겹치며 기업 가치에 악재가 됐다. 28일 종가 기준 카카오 주가는 10만5000원으로 지난해 고점인 16만9500원(6월23일)에 비해 38% 떨어진 상태이다.
남궁 대표는 ‘비욘드 모바일’(모바일을 넘어) 전략으로 위기를 타개할 방침이다. 메신저와 포털에 치중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메타버스·블록체인 같은 신기술 기반의 새 먹거리를 찾아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게임즈 등 게임 계열사 대표로 있을 때부터 이들 영역에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도 “카카오가 강점을 가진 텍스트 기반의 메타버스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남궁 대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표이사 내정 이후 카카오 미래 10년의 핵심 키워드인 ‘비욘드 코리아’(한국을 넘어)와 ‘비욘드 모바일’(모바일을 넘어)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카카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글로벌 기업의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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