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 유니버스’ 실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카카오톡 오픈링크에 들어와 국내 팬들과 드라마 관련 대화를 나눈다. 드라마 주인공의 성격과 말투를 구현한 인공지능 챗봇이 팬들과 대화하며 새로운 정보들을 공유한다.
카카오가 국내를 넘어 세계인이 이용하는 메신저로 성장하기 위한 ‘카카오 유니버스’의 청사진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관심사 중심의 오픈링크와 인공지능(AI) 모델 기술 등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기존의 메신저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오픈채팅 기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기반으로 공통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이 채팅방에 모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ㄱ식당 단골이 카카오맵 상에 오픈링크로 들어가 음식 정보를 공유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연동된다. 이는 지인 기반의 일대일 소통을 넘어 불특정 다수와의 비목적성 대화와 커뮤니티를 활성화 시켜 이용자 유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유니버스에서 활동할 다양한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첨단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된다. 상호작용형과 대화형 인공지능 기술이 대표적이다. ‘상호작용형’은 얼굴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술을 활용해 캐릭터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대화형’은 가상 인물과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이다.
카카오는 유니버스 활성화를 위해 이용자가 제작한 콘텐츠로 경제 활동이 가능한 비투시투시(B2C2C, 기업간-개인간거래의 결합) 사업 구조 모델을 강화할 방침이다. 오픈채팅방 방장의 경우 구독모델을 적용해 정보 제공에 따른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메신저 영향력을 활용해 택시, 미용실, 스크린 골프 등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하면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빚었다. 이번 카카오 유니버스 계획도 국내 시장을 넘어 전 세계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 유니버스가 활성화돼 전 세계인을 관심사 기반으로 연결하면 장기적으로 ‘비욘드 코리아'라는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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