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욱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지회장이 5일 서울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카카오노동조합 제공
카카오가 보유 중인 카카오모빌리티 지분과 경영권을 사모펀드에 완전 매각하는 대신 일부만 매각해 지분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6일 사내 공지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완전 매각이 아닌 2대 주주로의 지분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최고투자책임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을 상당 부분 매각하는 것은 검토조차 해 본 적 없다. 10%대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57.7%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글로벌 사모펀드 티피지(TPG)컨소시엄(29%)과 칼라임그룹(6.2%) 등이 갖고 있다.
배 최고투자책임자는 “때로는 부득이하게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로의 방향성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략에 상반된 입장을 가지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카카오는 모빌리티 서비스의 수익화와 사업 영역 확장, 그리고 기업공개(IPO)에 대한 사회의 우려를 경청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는 2대 주주로 한 발 물러서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독립을 응원하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라는 울타리를 넘어서 더 큰 혁신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 중”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카카오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와 카카오 모빌리티 매각 관련 2차 면담을 진행했다. 크루유니언은 면담 직후 성명을 내어 “사측은 ‘모빌리티 사업을 이어나갈 의지가 없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모든 계열사 임직원을 상대로 매각 반대 서명운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여부는 여전히 결정되지 않았다”며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해관계자 및 카카오 공동체(계열사)의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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