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남궁훈(왼쪽), 홍은택 각자 대표. 카카오 제공
카카오가 14일 이사회를 열어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CAC) 공동센터장을 카카오 각자 대표로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남궁훈 단독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4개월 만에 남궁훈-홍은택 각자 대표라는 ‘투톱 체제’로 전환했다.
카카오는 이날 “기업 서비스 가치 향상과 사회적 책임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서”라고 홍 대표의 신규 선임 배경을 성명했다. 남궁 대표가 카카오 서비스 및 비즈니스를 총괄해 글로벌 확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고, 홍 대표가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에서 담당한 이에스지(ESG,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경영을 진두지휘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함께 의사를 결정하는 공동대표 체제와 달리 남궁 대표는 사업 분야에, 홍 대표는 이에스지 경영에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4개월 만에 바뀐 각자 대표 체제를 두고, 골목 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추락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해 플랫폼 영향력을 활용해 미용실, 골프연습장 등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결국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골목 상권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겠다”고 사과한 바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골목 상권 등 사회적 이슈나 이에스지 경영이 중요해지면서 이를 강화하는 차원”이라며 “이사진 7명이 모두 참석해 찬성했다”고 말했다.
홍은택 신임 각자 대표는 지난 3월 시에이시 공동센터장직을 맡아 이에스지 사업을 기획해왔다. 지난 4월 향후 5년간 총 3천억원의 상생기금을 조성해 소상공인, 창작자, 플랫폼 종사자 등을 지원하는 상생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넷 제로(Net-ZERO) 캠페인’ 등 환경 대책도 내놓았다. 카카오는 홍 대표가 대표를 맡으면서 이에스지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012년 카카오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으로 합류해 카카오페이지와 공동주문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를 출시했다. 이어 2018년부터 3년간 카카오커머스 대표를 맡았고, 올초부턴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 공동센터장을 맡았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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