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티티(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체 왓챠가 상장 전 투자(Pre IPO) 유치에 난항을 겪은 끝에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얼어붙자, 지금까지 바깥에서 끌어온 투자금에 의존해 경영을 이어오던 스타트업들이 몸집을 줄여서라도 ‘흑자 전환’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함에서다.
2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왓챠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손익분기점을 넘길 때까지 핵심 사업인 오티티 부문에 집중하고,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보고 추진하던 웹툰·음원 사업 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알리고,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이미 적지 않은 직원이 희망퇴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왓챠는 지난해 12월 브릿지 라운드 투자를 통해 삼성증권·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49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당시 왓챠는 기업가치를 3천억원 가량으로 평가받았다. 왓챠는 당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까지 약 1천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위축되자, 왓챠가 목표한 기업 가치 평가액을 유지하며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많았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올 초까지만 해도 투자 업계 분위기가 지금처럼 나쁘진 않았다. 완전 초기 단계가 아닌 (왓챠처럼) 상장 전 단계 기업이라면 벤처캐피털 자금보다도 사모펀드나 기관투자자 자금을 받아야 하는데, 이들의 태도가 최근 몇달 새 전부 보수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왓챠가 자본력을 가진 큰 기업들에 경영권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왓챠 관계자는 <한겨레>에 “매각 검토설은 사실이 아니다. 다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