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열린 ‘메이드 바이 구글' 행사에서 구글의 첫 스마트워치인 픽셀워치가 소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애플·삼성전자·화웨이가 앞을 다퉈온 손목 위 정보기기(스마트워치) 시장에 구글이 뒤늦게 뛰어들었다. 첫 스마트워치 제품 ‘픽셀 워치'(Pixel Watch)를 내놨다. 구글 가세로 스마트워치 업계 구도에 변화가 일지 주목된다.
구글은 오는 13일 ‘픽셀워치’를 미국에서 공식 출시한다. 구글이 스마트워치 제품을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체 개발한 안드로이드 기반 ‘웨어 운영체제’(OS)에 21억달러(약 3조원)를 주고 인수한 ‘핏빗’(Fitbit)의 헬스케어 기능을 더한 게 특징이다. 피트니스 스마트밴드 업체인 핏빗에 탑재된 건강 추적 기능을 바탕으로 200종목 이상의 운동을 모니터링하고, 심박 수를 측정하는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돔형 유리를 씌운 동그란 모양에 시계 태엽 모양의 버튼을 달아 전통 손목시계와 유사한 느낌을 갖게 디자인됐다. 한국 등 미국 이외 나라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가격은 350달러(약 50만원)로 책정됐다. 후발 주자이면서 가격이 높게 책정돼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있고, 경쟁 제품인 ‘애플 워치’(Apple Watch) 저가 모델과 비교해 100달러나 비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게다가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이 100~200달러짜리 저가 스마트워치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구글은 자사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기반 생태계가 계속 확장하고 있는 점에 기대를 건다. 압도적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점유율을 바탕으로 연결성을 강화해 스마트워치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전략이다. 구글 지도와 플레이 스토어, 유튜브 등과의 연동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워치4 모델부터 운영체제를 구글 웨어 운영체제로 변경하며 커진 ‘웨어 운영체제 생태계 동맹’을 앞세워 웨어러블 운영체제 점유율 1위(약 30%)를 달리는 애플을 추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구글과 삼성전자의 ‘웨어 운영체제 전선’이 애플을 제치고 웨어러블 기기 시장의 주류 운영체제로 자리잡을 경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처럼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점유율 확보를 기대해볼 수 있다.
‘도전자’ 구글에겐 스마트워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의 ‘스마트워치 시장 연구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은 지난해 220억2천만달러(약 28조원)에서 2028년에는 582억1천만달러(약 74조원)로 연평균 14%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1억2750만대로 집계됐다. 애플이 30%, 삼성전자 10%, 화웨이가 8%를 점유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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