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떠나 라인이나 텔레그램으로 이사가자!”
평소 업무용은 물론 사적 대화를 위한 메신저로도 카카오톡을 사용했던 정지현(34)씨는 지난 주말 카카오톡이 무력화된 이후 텔레그램으로 옮겨타기를 했다. 정씨가 텔레그램에 가입하자마자 ‘○○○님이 가입했다’며 아는 사람들 중 새로 텔레그램으로 이사를 온 지인들의 이름이 줄줄이 떴다. 정씨는 “그간 많은 사람들이 가입한 데다 쉽고 익숙하다는 이유로 카카오톡만 썼는데, 화재 사고로 한 방에 먹통이 되는 걸 보고는 대안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텔레그램에서 만난 친구들도 비슷한 의견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환영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에스케이씨앤씨(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가 벌어지면서 카톡 사용자가 급격히 줄고, 라인과 텔레그램 등 대체 메신저 앱 사용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제공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국내 만 10살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6일 기준으로 카카오톡 사용자는 3905만명으로 화재 전인 14일 사용자 4112만명에 견줘 207만명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7일 밝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라인은 지난 14일 사용자 수가 43만명에서 16일 128만명으로 85만명이 증가했다. 이어 텔레그램 사용자는 14일 106만명에서 16일 128만명으로 22만명이 늘었고, 페이스북 메신저 역시 같은 기간 122만에서 141만명으로 19만명 늘었다.
설치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메시지 앱은 라인, 텔레그램, 페이스북 메신저, 위챗 순이었다. 이 중 라인 설치자 수는 지난 14일 291만명에서 16일 364만명으로 72만명이나 증가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관계자는 “카카오 먹통 사태가 주말 내내 지속하자 대체 서비스를 찾는 사용자가 많아졌고, 이로 인해 라인·텔레그램·페이스북 등 다른 메시지 앱의 사용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명함 관리 앱인 ‘리멤버’가 지난 15~18일 진행 중인 ‘카카오톡 대체재’를 묻는 설문에도 이날까지 2030명이 참여했다. 이날 현재까지 라인이 58%(1174명)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어 텔레그램(26%), 그 외(11%), 왓츠앱(5%) 순으로 많은 선택을 받았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