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왼쪽)·홍은택 카카오 각자 대표가 지난달 19일 경기도 성남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카카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며 하반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4분기에는 ‘먹통 사태’ 보상 문제가 겹쳐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카카오 사업을 총괄하던 남궁훈 대표가 부재한 가운데 해외 신사업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도 산적해 있다.
카카오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503억32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10.6% 감소했다고 3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1조8586억9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371억6100만원으로 84.2% 감소했다. 3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1조7084억원이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게임 사업 매출 악화가 꼽힌다. 게임 매출은 29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지난 3월 말 대만에서 출시된 ‘오딘’의 초기 매출 효과가 지난 분기 줄어든 탓이다. 멜론 등 음악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2502억원, 스토리 매출은 6% 증가한 2313억원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게임 매출 악화로 3분기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9% 감소한 8718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에서 가장 큰 사업 비중을 차지하는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에 견줘 27% 증가한 9869억원이었다. 카카오톡 관련 톡비즈 매출(선물하기, 배너 광고 등)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4674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다음 등 포털비즈 매출은 1098억원으로 8% 감소했다. 플랫폼 기타 부문 매출은 4098억원으로 카카오페이 매출 연동 거래액의 증가로 전년 동기에 견줘 61% 늘었다.
4분기 실적은 더 암울할 전망이다. 지난달 15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총 127시간30분의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손실 보상이 불가해졌다. 카카오는 이번 사태로 인한 매출 손실과 이용자 보상 등에 대한 비용을 약 4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보상 비용이 늘 경우 내년 상반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광고 시장이 둔화해 주요 수익원인 플랫폼 광고 매출 성장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신사업 분야를 담당한 남궁훈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재난대책소위원장으로 물러나면서 리더십 부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홍은택 대표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남궁 대표와 카카오톡 비전에 대해 활발하게 협의해 왔고, 내년까지 로드맵이 수립돼 있어 큰 틀의 변화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일본 앱 마켓 매출에서 1위에 오른 웹툰 플랫폼 픽코마의 성장과 함께 글로벌 오픈링크 사업 확대로 해외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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