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14 시리즈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위성을 통해 긴급구조 문자 서비스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에 나선다. 로이터 연합뉴스
애플이 위성을 통해 이동통신 전파나 무선랜(와이파이)이 잡히지 않는 지역에서도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에 나선다.
애플은 위성 긴급(SOS) 문자 서비스를 이달 중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먼저 시작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동통신 전파가 잡히지 않는 바다나 깊은 산 같은 지역에서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위성을 통해 구조 요청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용자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위성이 잡아 지상국(지상에 설치된 무선국)에 전송하고, 이를 애플 중계센터나 응급서비스 기관 등에 보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아이폰14 시리즈 스마트폰 사용자만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은 미국 위성통신 회사 글로벌스타가 쏘아 올린 24개 저궤도 위성을 빌려 긴급 문자메시지 전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4억5천만달러(약 5984억원)를 투자했다.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위성 긴급문자 서비스는 기술이 어떻게 생명을 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북미에 이어 유럽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 등 아시아 국가 서비스 적용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위성통신은 이동통신망이 잘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유용한 서비스로, 우리나라 같이 이동통신망이 잘 구축된 나라에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위성 긴급 문자 기능은 새 스마트폰 아이폰14 시리즈로만 이용할 수 있다. 향후 2년 동안은 무료로 제공되고, 이후 유료화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글로벌 신사업 확장 차원에서 위성통신 기술에 투자해왔다. 지구에서 500~1000㎞ 떨어진 저궤도에 위성을 띄워 통신망을 구축하는 ‘저궤도 위성망’ 기술을 휴대전화 서비스에 접목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저궤도 위성은 3만6천㎞ 고도의 기존 인공위성보다 전파 신호를 빠르게 전달해 자율주행과 가상현실 기술 등과도 융합할 수 있다. 이동통신망이 갖춰지지 않은 저개발 국가에 스마트폰을 보급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다만, 인공위성 과밀화 규제와 높은 비용 문제 등이 걸림돌이다. 일론 머스크가 만든 ‘스페이스X’ 출현 등으로 지난해까지 1만여대가 넘는 인공위성이 발사되며 민간 통신용 위성 발사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위성 수천개를 쏘아올리고 연결해 인터넷망을 구축·유지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상용화의 한계로 꼽힌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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