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금융사기, 기업·시민·기관이 함께 막는다”

KT·구글·야놀자 등 ‘디지털 시민 원팀’ 출범
교육, 기술·연구, 피해지원 등 3개 분과 운영

케이티(KT) 디지털 시민 서포터즈가 서울 중랑구 한길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시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케이티 제공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금융 사기, 성범죄, 집단 괴롭힘 등 디지털 전환에 따른 부작용을 막고 건강한 생태계를 꾸리기 위한 공동 노력에 나서기로 했다.

케이티(KT)는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버서더 서울에서 국내외 정보통신기술 기업 및 관련 기관들과 ‘디지털 시민 원팀’(이하 원팀) 출범식을 열고, 지속 가능한 디지털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함께 행동하겠다는 취지의 공동 선언을 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케이티, 구글코리아, 인텔코리아, 야놀자 등 정보통신기술 기업 대표와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 임태희 경기도교육청 교육감, 김은미 이화여대 총장, 임채성 서울교대 총장,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김앤장 법률사무소, 한국언론진흥재단 등 22개 기업·기관·대학 관계자가 참석했다.

디지털 시민 원팀 소속 기관들은 출범식에 앞서 교육, 기술·연구, 피해지원 등 3개 분과 협의체를 꾸렸다. 협의체별로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와 관련해 각자가 보유한 서비스·기술·역량을 바탕으로 한 실행 과제를 도출했다. 이를 통해 올바른 디지털 활용 문화를 위한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만들기 위한 ‘클린 테크’를 발굴해 퍼뜨리며, 디지털 범죄 피해자를 도울 실질적인 방안을 찾는다는 구상이다.

케이티와 구글코리아, 야놀자 등 국내외 정보통신기술 기업과 관련 기관 22곳이 지속가능한 디지털 환경 조성을 위한 ‘디지털 시민 원팀’을 출범했다. 사진은 디지털 시민 원팀 참여 기업·기관 목록. 케이티 제공

‘디지털 시민 원팀’은 교육, 기술·연구, 피해 지원 등 3개 분과로 나눠 운영된다. 케이티 제공

교육 분과에서는 이화여대, 서울교대, 서울시·경기도 교육청이 협력해 전국민 대상 디지털 활용 교육을 벌인다. 초등학생부터 성인, 자녀와 부모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콘텐츠를 만들고, 인공지능(AI) 스피커와 챗봇 등을 활용한 체험형 교육 커리큘럼도 만든다. 이를 바탕으로 몰입도 높은 교육을 제공해, 시민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받을 수 있는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을 갖추게 돕는다. 케이티는 지난달부터 전국 23개 지역아동센터에서 어린이 450여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시민 교육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연구 분과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시대의 부작용을 해소할 기술을 고도화해 확산시킨다. 특히 금융사를 비롯한 기업들이 보이스피싱·스미싱 징후를 미리 찾아내는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디지털 시민 원팀 관계자는 “디지털 범죄 수법이 점차 지능화하면서 개별 기업 차원의 예방 노력으론 한계가 있고, 각 기업의 사업 영역을 벗어난 사각지대도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지원 분과는 디지털 공간에서 발생한 범죄 등 부작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법률 상담과 소송,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집중 심리 치료 등 사후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분과에는 김앤장·세종·태평양 등 법무법인과 연세의료원 등 의료기관이 참여한다. 원팀 관계자는 “피해 예방만큼이나 이미 피해를 본 이들의 일상 회복을 돕는 것 또한 원팀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실질적인 법·제도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워킹그룹도 별도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