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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왓챠 인수 나선 LGU+… ‘넷플릭스’ 대항전에 통신3사 가세했다

등록 2022-12-11 16:37수정 2022-12-19 17:45

비통신 사업 확대 일환…투자 난항 왓챠 인수 추진
‘KT-티빙’ ‘SKT-웨이브’ ‘LGU+-왓챠’ 경쟁 치열해질 듯
국내외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외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막내 이동통신 사업자 엘지유플러스(LGU+)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서비스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꼽아 키우기 위해 토종 오티티 사업자 ‘왓챠’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가 각각 케이티(KT)와 에스케이텔레콤(SKT)을 등에 업고 국내 오티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왓챠가 엘지유플러스와 한편이 되어 가세하는 꼴이어서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11일 오티티·이동통신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엘지유플러스가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유치에 실패해 유동성 위기 처지로 몰린 왓챠 인수를 추진 중이다. 왓챠가 발행하는 400억원 규모의 신주를 엘지유플러스가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왓챠로선 매각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 왓챠는 콘텐츠 생산비용 증가와 가입자 확보 경쟁으로 지난해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재무상황이 계속 나빠졌다. 올해 상반기 1천억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 유치를 추진했지만,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매물 시장에 나왔다. 왓챠에 투자한 기존 투자자 쪽에서도 자금 회수를 위한 매각이 절실한 상황이다.

때마침 엘지유플러스는 비통신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엘지유플러스는 지난 9월 비통신 사업 매출을 2027년까지 40%까지 늘린다는 목표로 오티티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달엔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 기반 키즈 서비스 ‘아이들나라’를 오티티로 전환하며 “2027년까지 오티티 서비스 가입자를 100만명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 운용 중인 플랫폼의 콘텐츠만으로는 경쟁이 어려워, 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몸값이 낮아진 왓챠를 인수해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엘지유플러스가 왓챠를 인수하면, 이동통신 3사는 이동통신 가입자 쟁탈전에 이어 오티티 시장에서도 맞붙게 된다. 이미 케이티는 자사 오티티 서비스 ‘시즌’과 씨제이이엔엠(CJ ENM) 티빙을 합병해 새 판 짜기에 나섰다. 시즌 모회사였던 케이티 스튜디오 지니는 시제이이엔엠과 스튜디오 룰루랄라에 이어 티빙의 3대 주주에 올랐다. 오티티 사업 역량을 콘텐츠 생산에 좀 더 투자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겨, 내년까지 4천억원 이상을 콘텐츠 생산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에스케이텔레콤과 지상파 3사 연합 오티티 웨이브는 국내 오티티 시장에서 티빙의 맞수다. 웨이브 지분은 에스케이그룹 투자 계열사 에스케이스퀘어가 36.4%, 지상파 3사가 각각 21.2%씩을 보유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가 지난 9월 발표한 오티티 사용사자 수를 보면, 웨이브가 432만명으로 넷플릭스(1214만명)에 이어 가장 많았다. 하지만 티빙(429만명)과 시즌(169만명)의 합병으로 산술적으로는 1위 자리를 빼앗긴 꼴이 됐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일본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 엔티티(NTT)도모코과 업무협약을 맺고 드라마·예능 등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동 제작해 상호 독점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국내 오티티 업계의 단기 수익성 전망은 밝지 않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오티티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늘려야 해 당분간은 적자경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난해 티빙·웨이브·왓챠의 영업손실 총액은 1500억원 가량으로, 전년보다 적자 규모가 5배 가량 늘었다. 익명을 요청한 오티티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기업도 구독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국내 오티티들은 제한된 구독자 수를 두고 벼량끝 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동통신 사업자를 중심으로 국내 오티티 업계가 재편 중인만큼, 각 기업이 어떤 생존 전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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