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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미국 3대 만화상 석권…마블이 먼저 협력 제안도”

등록 2023-01-17 16:12수정 2023-01-18 02:15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기자간담회
“12만명이 작품 올려…월 이용자 1500만명”
“교사·의사·회계사 내려놓고 전업작가 활동”
“MZ세대 잡으려는 글로벌 회사가 협업 제안”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제공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제공

“2022년은 그동안 출판만화가 주류였던 미국 3대 만화상에서 웹툰이 인정받은 의미있는 해였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및 네이버웹툰 대표는 12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해는 네이버웹툰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은 물론 산업적인 면에서 인정받은 한 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네이버웹툰의 미국 진출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 인기 연재작 ‘로어 올림푸스’가 미국 3대 만화상을 휩쓴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만화 업계의 오스카상이라는 메이저 3대 만화상을 웹툰이 석권했다. 디지털 만화 분야 후보작의 절반 이상인 53%가 네이버웹툰 연재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이 미국 서비스를 시작한 2014년까지만 해도 미국 디지털 만화는 출판만화를 스캔해서 올리는 수준에 그쳤고, 웹툰이라는 단어를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했다고 했다.

네이버웹툰은 네이버 웹툰사업부로 출발했고, 미국에선 2014년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는 2016년 웹툰을 미래 먹거리로 꼽아 미국 현지에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2017년 웹툰사업부를 분사해 네이버웹툰을 설립한 뒤 2020년 8월 웹툰엔터인먼트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처음부터 미국 웹툰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현지법인을 먼저 설립한 것이다.

김 대표는 “미국 진출 초기, 400명에게 이메일을 보내면 1명도 회신하지 않았을 정도로 미국 사용자들은 웹툰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아마추어 창작 공간 ‘캔버스’에 참여할 작가를 섭외하기 위해 직접 작가들을 한 명씩 따로 만났다고 했다. 캔버스는 한국에서 ‘도전 만화’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로, 아마추어 작가들이 정식 연재작품으로 채택되기 위해 웹툰을 올리고 독자들이 평가하는 공간이다.

네이버웹툰이 디시코믹스와 손잡고 제작한 웹툰 ‘배트맨: 웨인 패밀리 어드벤처’. 네이버웹툰 제공
네이버웹툰이 디시코믹스와 손잡고 제작한 웹툰 ‘배트맨: 웨인 패밀리 어드벤처’. 네이버웹툰 제공

김 대표는 “10여년간의 투자 끝에 지금은 영어권 나라의 작가 12만명이 캔버스에 작품을 올리고 있다. 거대한 영어권 웹툰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며 “캔버스를 통해 정식으로 연재를 시작한 교사, 회계사, 의사 등이 안정적인 직업을 내려놓고 전업 작가로 활동할 만큼 경제적인 보상도 주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만도 1500만명에 달한다.

특히 엠제트(MZ)세대 이용자가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기존 미국 엔터테인먼트 사업자들이 엠제트세대를 잡기 위해 네이버웹툰에 손을 내밀기도 한다. 김 대표는 “마블이나 디시(DC)코믹스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저희 이용자인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고 싶다며 먼저 협업을 제안하고 있다”며 “거꾸로 마블과 협력한다는 것만으로도 웹툰에 관심이 없던 30대 남성들이 유입되는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준구 대표는 ‘현재 미국에서 웹툰이 대중화됐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여러 지표를 통해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대학교 1학년이나 고등학교 3학년 등 어린 친구들이 스타벅스에 앉아 웹툰을 보는 걸 직접 마주할 때가 많다. 이때 네이버웹툰이 대중화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의 최종 목표는 네이버웹툰을 ‘아시아의 디즈니’로 만드는 것이다. 김 대표는 “디즈니는 상당히 훌륭한 지적재산권 보유회사이자 디벨로퍼이고, 자사 지식재산권을 전 세계에 보급하고 있다”며 “우리도 지식재산권과 콘텐츠를 네이버웹툰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로 보내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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